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구속)씨가 체육계 이권을 챙기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16일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전 9시38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김 전 차관은 "성실하게 검찰조사에서 답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김 전 차관은 "성실하게 답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9월 취임해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기 전까지 3년간 재임했다. '체육 대통령'이라 불릴 정도로 체육계 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최씨의 추천으로 문체부 차관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후 최씨가 체육계 인사 개입과 각종 이권을 챙기는데 앞장섰다는 의심도 함께 받고 있어 이 사건 핵심 인물로 꼽힌다.
김 전 차관은 문체부 산하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장애인 펜싱팀이 최씨 소유 회사 더블루K를 대행업체로 선정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이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씨 측에 일감을 몰아주지 않자, 자리에서 물러나도록 압박했다는 의심도 산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국가 대표 선정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의심도 있다. 기량이 떨어지는 정씨가 각종 특혜를 받고 국가대표가 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2014년 김 전 차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씨를 두둔한 바 있다.
이후 정씨의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원칙을 강조한 모 대학 승마 담당 교수와 관련된 제보를 언론에 한 뒤 적극적인 보도를 주문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밖에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사업자인 케이(K)토토에 지인들을 채용하게 하는 등 각 부처와 기관의 인사에 개입했다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김 전 차관은 이 사건 초기 최씨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제기된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달 30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