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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 없던 일로'…리더십에 또 흠집 난 추미애

입력 2016-11-14 22:03

전두환 회동 계획 철회 이어 또 한번의 당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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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회동 계획 철회 이어 또 한번의 당내 반발

'영수회담 없던 일로'…리더십에 또 흠집 난 추미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박근혜 대통령과 양자 영수회담을 갖기로 전격 합의했다가 당내 반발에 부딪혀 계획을 철회,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추진했다가 당내 반대로 철회했던 데 이어 또다시 리더십 위기를 자초한 모양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4시간여에 걸친 의원총회 끝에 영수회담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새 당론이 결정됐다는 점을 철회 이유로 밝혔다. 당론의 수위가 '박 대통령 2선 후퇴 요구와 국회 추천 총리에 전권 위임 요구'에서 '박 대통령 퇴진 요구'로 높아진 만큼 영수회담의 명분이 부족해졌다는 게 추 대표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추 대표의 영수회담 계획 철회는 결국 소속 의원들의 반대 의견 때문이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설명은 궁색해 보인다.

실제로 이날 의총에선 추 대표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내내 이어졌다. 영수회담을 제안하는 과정에서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점을 비판하는 의원들이 대다수였고 당직을 맡고 있는 의원들만이 그래도 영수회담을 해봐야 한다며 추 대표를 두둔했다. 결국 의원들은 4시간여만에 만장일치로 영수회담 철회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추 대표는 의원들의 강도 높은 비난을 면전에서 들어야 했다. 지도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들이 국민의당과 정의당 등 타 야당과 공조하고 시민사회단체와 공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강창일 의원은 의총 중 기자들과 만나 "카드를 잘못 쓴 것이다. 대부분 의원이 반대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만난 격"이라며 "무엇 때문에 가는 것인지 목적이 불분명하다. 가서 악수하려고? 신문에 크게 나려고? 돌출행동에 지나지 않는다"고 추 대표를 비난했다.

이언주 의원은 "대책 없는 단독회담으로 당이 심각한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보수층, 지지층 양쪽에서 욕을 들을 것이다. 우리도 기득권세력이다. 더이상 민심에 역행해서는 안 된다. 체면이 다소 상하긴 하지만 회담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정 의원도 "추 대표는 오늘 영수회담을 당내 충분한 동의와 국민설득 과정 없이 졸속, 조급, 전격 결정하는 실수를 범했다"며 "추 대표 행보는 비판받아야 하나 '박근혜 퇴진'이라는 큰 흐름에 지장주지 못할 것"이라고 추 대표를 비난했다.

특히 당내에서 친문재인계보다 비문재인계에서 영수회담 반대 목소리가 컸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 때문에 추 대표가 영수회담 추진을 놓고 문재인 전 대표와 사전에 교감을 한 것 아닌가 하는 추측도 제기됐다.

강창일 의원은 "(친문계인) 전해철 의원과 홍영표 의원이 '잘못됐지만 (영수회담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 것 보니까 그들(친문) 작품이구만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친문라인 아이들 몇몇이 잔머리 굴려서 작품을 만들어냈구만 하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곡절 끝에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은 반나절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이 때문에 추 대표의 리더십은 지난 9월에 이어 또 한번 큰 흠집이 나게 됐다. 앞서 추 대표는 9월 초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다가 당내 반발이 일자, 서둘러 이를 취소한 바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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