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11일 구속됐다.
이날 차 전 단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지난 10일 차 전 단장에 대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강요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차 전 단장은 지난해 3월부터 같은해 6월까지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광고업체 C사 대표를 상대로 지분 80%를 넘길 것을 회유·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안종범(57·구속) 전 청와대 정책수석과 공모해 지인 이모씨를 KT 임원으로 취직시키고 차 전 단장이 실소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를 KT 광고 대행사로 선정되도록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차 전 단장은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만찬 및 문화행사'에 행사 대행 용역업체를 선정해주는 대가로 2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밖에 2006년 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아프리카픽처스 운영자금 10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8일 차 전 단장을 인천공항에서 체포한 뒤 밤샘 조사를 진행했다. 차 전 단장은 두달 전부터 중국에 머물다 귀국했다.
최순실씨 최측근인 차 전 단장은 최씨를 알게 된 이후 문화창조융합본부장과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을 지내며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 과정에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알려진 상태다.
차 전 단장 소유로 지목된 회사들은 '늘품 체조' 동영상 제작, 박근혜 대통령 아프리카 순방 행사, KT 광고 등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차 전 단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는 의혹이 불거진 정부 프로젝트는 '문화창조융합벨트', 'K-컬처밸리' 등 20여개에 달한다.
차 전 단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59) 홍익대 교수를 문체부 장관, 외삼촌인 김상률(56) 숙명여대 교수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송성각(58) 전 제일기획 상무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앉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송 전 원장, 안 전 수석은 차 전 단장과 함께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로 각각 구속상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