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미국 경제 '트럼프 쇼크' 실종 왜?…세금감면·재정투자 큰 기대

입력 2016-11-11 15:3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미국 경제 '트럼프 쇼크' 실종 왜?…세금감면·재정투자 큰 기대


미국 경제 '트럼프 쇼크' 실종 왜?…세금감면·재정투자 큰 기대


미국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당선되면 뉴욕증시가 폭락하는 등 '트럼프 쇼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일부에서는 S&P 500 지수가 1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나타났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정된 이후 뉴욕증시는 연이틀 급등했다.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간 이유는 무엇일까. 트럼프의 무엇이 미국 증시를 뛰게 만드는 것일까.

워싱턴포스트(WP)는 10일(현지시간) 큰 폭의 세금인하와 대대적인 재정투자,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을 골자로 하는 트럼프 경제 공약에 대한 기대감이 미국 증시를 뛰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또한 통합을 역설한 트럼프의 당선 연설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운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56.95포인트(1.40%) 상승한 1만8589.69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3.70포인트(1.11%) 오른 2163.26, 나스닥지수는 57.58포인트(1.11%) 상승한 5251.07에 각각 장을 마쳤다.

10일에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18.19포인트(1.17%)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인 1만8807.88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22포인트(0.20%) 오른 2167.48, 나스닥 지수는 42.27포인트(0.80%) 낮은 5208.80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은 10일 전날보다 0.077%포인트 오른 2.141%을 기록했다. 또 30년 만기 채권 수익률도 전날보다 0.07%포인트 높은 2.951%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도 이틀째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7.10달러(0.6%) 내린 온스당 1,266.40달러로 마감됐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미국의 투자를 활성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10일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서 세제 개혁 문제를 논의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역시 내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세제개혁을 꼽았다.

그동안 트럼프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래 가장 대대적인 세금정책 개혁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는 법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대폭 내리고 상속세는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미국기업이 해외보유 현금을 본국으로 가져 올 경우에는 10%의 일회성 세금만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인들을 소득 기준 세 계층으로 나눠 22만5000달러 이상을 버는 집단에 대해서는 33%의 세율, 7만5000달러에서 22만5000달러의 소득군에는 25%, 소득이 7만5000달러 미만인 저소득층에게는 12%의 세율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39.6%인 고소득층의 세율을 낮추겠다는 '부자감세' 공약이다. 트럼프가 실제로 이런 감세 정책을 이행할 경우 앞으로 10년간 감세 규모는 6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럼프의 이런 감세 공약을 실제로 이행될 수 있는 여건들도 갖추어졌다. 공화당이 백악관은 물론 상원과 하원까지 모두 장악했기 때문이다. 9일 현재 공화당은 하원에서 239석을 확보해 과반인 218석을 넘겼다. 상원에서도 공화당이 51석을 확보해 절반인 50석을 넘겨 다수당 자리를 지켰다. 공화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인 2006년 이후 10년 만에 백악관과 상하원 모두를 장악한 것이다.

경제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트럼프의 경제정책들이 의회의 지원 아래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의 거시전망 분석기관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Macroeconomic Advisers)의 이코노미스트인 벤 허존은 "트럼프의 감세안과 재정투자 확대 정책들은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단기적 성장과 인플레이션, 이자율 및 달러가치 상승 등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또 다른 트럼프 효과는 바로 재정투자다. 트럼프는 고속도로 등 인프라 건설에 1조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9일 당선 수락 연설에서 "미국 도시를 정비하고 노후화된 공항과 도로, 다리, 터널, 학교를 다시 짓겠다. 미국 인프라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 이 과정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당장 시멘트와 철강, 구리, 납, 아연, 알루미늄 등 원자재 값이 뛰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수락 연설 이후 구리 가격은 이틀 새 8.1%나 뛰었다. 이는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연초 대비로는 약 20% 뛴 가격이다.

월가에서는 트럼프의 인프라 투자 등으로 미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얻게 되면 현재 1.4%를 기록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율도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금리 인상의 기준으로 인플레이션 율을 2%로 설정하고 있다. 바클레이스은행은 10일 미국의 인플레이션 율은 2018년 말까지 2.6%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과 멕시코산 수입제품에 각각 45%, 3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아울러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선포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경제학자들은 실제로 이런 공약들이 그대로 이행될 경우 무역전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바클레이은행은 중국과 멕시코 제품에 대한 관세가 각각 15%, 7% 정도로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청와대, 더 이상 후퇴는 없다?…국정마비 장기화 우려 트럼프, 오바마와 첫 회동…정권 인수인계 적극 협력 합의 청와대 "미국 특사 파견, 트럼프 인수위 구성 후 필요시 조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