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법상 뇌물·폭처법상 공동강요 혐의
"증거인멸 우려 많아 체포 뒤 구속"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9일 송 전 원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뇌물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상 공동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송 전 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오는 10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결정된다.
검찰에 따르면 송 전 원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5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주한 LED 사업 수주 대가로 공사업체로부터 38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6월까지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인수한 광고업체 대표를 협박해 포레카 지분을 넘겨받으려 한 혐의가 있다.
송 전 원장이 광고업체 대표에게 "포레카 지분 80%를 넘기지 않으면 당신 회사와 광고주를 세무조사하고 당신도 묻어버릴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검찰은 송 전 원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 지난 7일 오후 9시40분께 자택에서 체포했다.
전날 중국에서 귀국한 차 전 단장도 송 전 원장과 함께 포레카 지분을 강탈하려 한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이 의혹에 연루돼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송 전 원장은 박근혜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통한 차 전 단장과 막역한 사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맡은 것도 차 전 단장이 밀어준 덕분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 2014년 말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된 송 전 원장은 차 전 단장이 광고 감독으로 한창 활동할 당시 '은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기획에 상무로 재직 당시 차 전 단장에게 광고 일감을 몰아줬던 것으로 전해진다.
차 전 단장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송 전 원장을 유진룡 전 장관의 후임으로 앉히려 했으나 그가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 이사 당시 휘말렸던 송사가 문제가 될 것 같아 청문회가 없는 차관급인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자리에 앉혔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송 전 원장은 자신이 대표로 있던 회사 '머큐리포스트'가 차 전 단장이 세운 페이퍼컴퍼니인 '엔박스에디트'와 주소지가 같았다는 의혹도 받았다.
광고·영상 제작업체 머큐리포스트가 주축이 된 빛샘전자 컨소시엄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45억원짜리 기술개발 지원 사업에 석연치 않게 선정됐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앞서 송 전 원장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취임 등을 비롯해 자신과 차 전 단장이 연관돼있다는 의혹에 대해 뉴시스에 "잘 알고 친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제일기획에 있을 때는)잘 알았는데 그 이후로 제가 그 자리를 떠나서는 큰 관여가 없었다"고 말한 바 있다.
송 전 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31일 사직서를 제출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검찰은 지난 2일 송 전 원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차 전 단장은 문화 관련 정부 직책을 잇따라 맡으면서 각종 사업의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실제 운영자'로 지목되면서 국정농단 의혹의 실타래를 풀만한 비중있는 인물로 부각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