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씨가 어제(8일) 귀국해 검찰로 조사받고 있습니다. 이어 밤샘 조사를 받았고 곧 영장이 청구된다는데 현재 서울구치소에 최순실 씨와 같이 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문체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문화계가 온통 차 씨의 먹잇감이었다는 정황까지 드러난 상태인데, 그 실상을 야당 발제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어젯밤 인천공항에 도착한 차은택씨는 '황태자'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잔뜩 겁먹은 표정에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면서 울먹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사람이 정부와 문화계를 쥐락펴락했다니, 순간 허탈감이 밀려왔습니다.
[차은택/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어제) : (우병우 전 민정수석 모르십니까?)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외운 답변 계속하지 마시고 '우병우 전 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 이런 말하신 적 없습니까?) 죄송합니다. 검찰에서 정말로 성실하고 진실 되게 답변 다 드리겠습니다. (어떤 부분이 잘못됐다고 지금 말씀하시는 거예요? 정확하게?) 죄송합니다.]
정말 뭐가 죄송하다는 걸까요. 문득 저런 차씨의 모습은 진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광고계에 있는 후배와 나눈 대화를 SNS에 올렸습니다.
"차은택 구속되는 거 보셨어요?"
"봤지."
"어떠셨어요?"
"나쁜 짓은 많이 했다지만 눈물을 흘리는 데 안됐더라."
"그거 다 쇼에요."
"설마?"
"차은택이 연출가잖아요. 광고바닥 사람들은 걔, 눈물을 흘리며 약자 코스프레할 거라고 다 짐작했답니다. 차은택은 거짓 감정의 달인입니다. 속으시면 안 돼요."
실제 모든 게 짜여진 각본이라면 정말 대단한 연출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차은택 씨의 또 다른 얼굴, 문화계 황태자로 군림하던 모습입니다.
2013년 초 박근혜 정부 출범 때부터 비극은 시작됐습니다.
오늘 동아일보 보도입니다. 당시 정부의 4대 국정기조에 포함된 '문화융성'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최종 보고서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불과 나흘 뒤, 박근혜 대통령 취임사에 갑자기 등장합니다.
[박근혜 대통령/2013년 2월 25일 : 새 정부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대통령의 취임사는 이후 최순실씨와 차은택 씨가 문체부와 문화계를 손바닥에 놓고 주무르는 결정적 토대가 된 셈입니다.
이때부터 차씨가 정부 부처와 문화예술계를 쥐고 흔들었는데,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 얘기는 들어가서 자세히 해보겠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세상이 우스웠던 '문화 황태자'의 몰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