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8일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이후에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신중함을 유지하고 있는 자신의 소속당 더불어민주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대통령 퇴진을 원하는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차기 대통령 선거 판세 등을 고려한 소극적 행보만 거듭한다는 얘기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김부겸 의원,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소속 대권주자들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최순실 게이트 정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주제한 이날 회동에서 박 시장은 "지금 국민의 뜻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이라며 "우리 민주당은 이러한 국민의 정당한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특히 "현재 당의 모습에 대해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며 "차기 대권이 눈앞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도도한 민심의 흐름에서 벗어나, 정략적 고려만 하고 있다는 엄중한 비판이 있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당이나 정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과 역사의 요구에 따라야 한다"며 "국민들은 1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이런 불안정한 대통령에게 국정의 일부라도 맡기기 보다는, 즉각적인 퇴진과 조기 대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설을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회동을 마친 뒤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하신 김대중 대통령이나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강조하신 노무현 대통령이라면 어떤 선택, 어떤 판단을 하셨을까"라며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국민의 요구와 명령에 응답하는 것이 행동하는 양심이다. 지금 국민과 함께 행동하는 것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는 12일 도심에서 열리는 박 대통령 퇴진 범국민대회에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