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인천 계양구을) 의원은 8일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대통령과 안 좋은 일이 있었나, 찍힌 적이 있었나'라고 물었더니 아무 대답도 안 하더라"라며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그만뒀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조선·해운업 동반 회생을 위한 정책제안 대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의원은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에 미운털이 박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에서 타의로 물러나고 국내 1위·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게 됐다'는 의혹들이 불거지자 조 회장에게 이를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앞서 조 회장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조직위원장직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언론보도가 90% 이상 맞다"며 시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배경에 대해서는 한진그룹이 최순실씨 소유 미르재단에 다른 기업들보다 적은 액수를 출연해 최씨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정치권에서 흘러나온 각종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매출액과 비교해 적은 출연금을 내자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문체부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사퇴하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 의원이 제시한 미르재단 공시자료에 따르면 삼성, SK, 롯데, 한화는 미르재단에 각각 125억원, 68억원, 28억원, 15억원의 출연금을 냈지만 대한항공은 이들보다 적은 10억원을 미르재단에 출연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조 회장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요구를 거절했다가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에서 해임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같은 의혹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현대상선은 구조조정과 용선료 협상을 진행했지만 한진해운은 자구 노력부터 어긋나고 용선료 협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칙에 의해 구조조정을 한 것이고 최순실이나 특정인과 관계는 없다"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