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우병우 청와대 전 민정수석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키로 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우 전 수석에 대한 '황제 조사'와 관련해 수사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7일 "차은택(47)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우리 뒤에 우 전 수석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는 부분 등을 포함해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을 감찰·예방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방조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이와 관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 전 단장이 '우 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다. 우리를 봐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국정개입을 알고도 모른 척 했다면 직무유기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지검장)는 그동안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혐의를 수사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았다.
다른 대검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을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수사팀에서 우 전 수석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수남 검찰총장은 전날 우 전 수석을 소환조사하면서 각종 편의를 봐준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 전 수석은 전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혐의내용에 관한 질문을 하는 기자를 날카롭게 노려본 뒤 별다른 답변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이후 우 전 수석은 윤갑근 수사팀장과 차를 나눈 뒤 조사에 임했다고 한다.
게다가 조사실에서 우 전 수석이 청사 안에서 웃는 얼굴로 팔짱을 낀 채 서 있는 사진이 공개돼 '황제조사'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사진에서 우 전 수석은 팔짱을 낀채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고, 조사실의 검사들은 긴장한 기색으로 응대하고 있었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은 당시 조사 중이 아니라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부장검사가 팀장에게 보고하러 간 사이 후배 검사·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수사팀에 "국민이 오해 없도록 수사 절차를 잘 지키라"는 취지로 나무랐다고 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