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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한국 경제, 몹시 위험하다" 경고…경제 구심점 조속히 세워야

입력 2016-11-07 13:06

미국 대선·최순실 사태 등 국내외 여건 악화

'깜짝 개각' 이후 경제팀사령탑 사실상 공석

총대 멘 임 위원장, 기재부와의 협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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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최순실 사태 등 국내외 여건 악화

'깜짝 개각' 이후 경제팀사령탑 사실상 공석

총대 멘 임 위원장, 기재부와의 협업 강조

임종룡 "한국 경제, 몹시 위험하다" 경고…경제 구심점 조속히 세워야


한국 경제가 시계제로의 안갯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막판까지 초방빅 판세를 보이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더 큰 불확실성이 예고된 가운데 최순실 사태로 국정은 올스톱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면한 위기를 단합해 헤쳐나기도 힘이 달릴 판에 이를 진두지휘할 구심점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이런 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내정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현재 상황을 위기 수준으로 규정하고 비상 대응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그는 우리 경제를 '여리박빙(如履薄氷·얼음을 밟듯이 몹시 위험한 상황)'에 비유했다.

임위원장은 이어 김용범 사무처장을 반장으로 24시간 비상상황실을 가동하기로 하는 한편, 외환 시장이 과도하게 쏠림 현상을 보일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도 취하기로 했다.

응급 대응 체제를 꾸리겠다고 선언은 했지만, 임 내정자와 기존의 유일호 경제부총리, 두 경제사령탑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얼마나 힘이 실릴지 의문이다.

사실 임 위원장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내외 환경에는 이미 짙은 빨간불이 들어왔다.

대외적으로는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연말 미국 금리인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쇼크 등이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내부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최순실 사태'에 따른 여파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파급되기 시작했고, 비리 연루 의혹이 있는 일부 대기업들의 주가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팀이 나서 사태를 진정시켜야 하는데 누가 방향키를 잡아야 할지가 모호하다.

청와대는 지난 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로 임명했다.

'깜짝 개각' 이후 야당이 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밝히며 경제사령탑 공백 우려가 현실화 하고 있다.

사실상 경질된 유일호 부총리가 경제팀을 이끌기엔 추진력이 부족하고, 아직 임명이 확정되지도 않은 임 위원장이 앞장 서기엔 모양새가 좋지 않다.

내부 정리가 미뤄지면서 각종 현안에 집중해야 할 경제팀에도 피해가 가고 있다.

현재 기재부는 인수인계를 위해 모든 보고를 유 부총리와 임 위원장에게 동시에 하고 있다.

문제는 임 위원장의 청문회 일정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이러한 인수인계 작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는 것이다.

임 위원장은 부총리로 내정된 이후에도 금융위 업무를 함께 처리하고 있는데 이 역시 만만치 않다.

금융위 관계자는 "임 위원장이 인수인계 작업과 기재부 상견례 등을 위해 주말에도 청사에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여건이 악화되자 금융위는 7일 오전 금융감독원과 '합동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 모색에 나섰다.

두고만 보기엔 상황이 엄중한 만큼 임 위원장이 나서서 총대를 멨다. 단 유 부총리, 기재부와의 협업을 강조하며 수위를 조절했다.

회의를 주재한 임 위원장은 "현재의 경제팀은 유 부총리를 중심으로 우리 경제와 금융부문의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대해 분야별, 상황별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부총리로 내정된 직후에도 "경제시스템은 각 부처와 혼연일체가 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의 경제 위기는 결코 혼자서는 대응 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재계 인사는 "상황이 너무 혼스럽다. 경제가 악재보다 더 싫어하는 건 불확설성인데 지금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 더욱 위태로운 지경"이라며 "조속히 경제 구심점을 세워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향후 정치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청문회 일정도 어떻게 잡힐 지 모른다"며 "단 지금 상황에서는 임 위원장이 조금 더 리더십을 발휘해서 경제팀을 이끌어 나가되 최대한 유 부총리와 협의하는 모양새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팀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마켓 플에이어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일관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팀이 하나 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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