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밀양 단장면이 요즘 시끄럽습니다. 고속도로를 놓기 위해 산을 깎고 터널을 파는 과정에서, 저수지는 흙탕물로 변하고 상당수 가옥에는 금이 갔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깨끗했던 마을 저수지가 온통 흙탕물로 변했습니다.
수심이 얕은 가장자리엔 모래와 뻘이 덕지덕지 쌓였습니다.
저수지는 5개월째 이런 상태인데요. 올여름 계속된 폭우로 바로 위 고속도로 공사장에서 토사가 쓸려내려온 탓입니다.
시공사 측은 토사 유입을 막기 위해 임시로 수상펜스만 설치했을 뿐 여전히 복구엔 손을 놓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의 수질조사 결과 부유물질은 일반 하천의 20배 수준.
저수지 물을 끌어쓰는 주민들은 벼와 깨 등 농작물이 말라버렸다며 피해를 호소합니다.
[정영자/피해주민 : 뻘물이 내려와서 (논밭을) 막 덮치고 기름 같은 것도 있으니 일 년 농사를 망쳐서 되겠습니까.]
터널 공사로 계속된 발파작업도 마을을 들쑤셨습니다.
담벼락과 처마 등 집안 곳곳에 금이 갔다고 신고한 주택만 25채에 이릅니다.
반면 시공사 측은 소음 진동 기준에 맞춰 시행한만큼 발파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소송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청정산골을 가로지르는 밀양 울산간 고속도로 공사는 4년 뒤에나 끝날 예정이어서 갈등과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