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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박 대통령의 '2차 대국민 사과'…냉담한 정치권

입력 2016-11-04 18:34 수정 2016-11-04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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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두 번째 사과 발표 이후 정치권도 긴박하게 움직였습니다. 새누리당은 "진정성을 담은 호소"라며 평가했지만, 야당에선 "개인 반성문 수준"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조건부 정권 퇴진 운동을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대통령의 2차 사과가 정치권에 던진 파문을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두 번째 사과 발표. 새누리당 지도부는 침통한 표정으로 지켜봤습니다. 이정현 대표는 눈시울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오늘 대통령의 저런 사과의 모습이 정말 너무 무겁고 또 헤아릴 수 없이 송구하고 국민 앞에 죄송함을 느끼게, 그렇게 합니다. 솔직히 감성적으로야 속으로 펑펑 울었죠. 제 눈물과 제 감성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건 절대 저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속으로 펑펑 울었다"는 이정현 대표. 오늘 나온 대통령 담화문처럼, 감성에 호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러나 착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장 비박계에서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김성태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친박 해체를 선언했어야 한다"면서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대국민 담화 직후 나온 새누리당 공식 브리핑은 이랬습니다.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진정성을 담은 호소." 이런 입장 발표에 대해 당 일각에서 국민 여론을 잘못 읽었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공식적으론 "대통령의 진정성을 높이 평가한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진정성을 평가한다"는 친박계와, "여론과 동 떨어진 사과였다"는 비박계가 격론을 벌였습니다. 새누리당의 내전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셈입니다.

야당은 더 냉담해졌습니다. 민주당은 "개인 반성문 수준"이라며 혹평했습니다. 국민의당 역시 "독선밖에 느끼지 못했다"면서 비판했습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대통령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또 다른 세 번째의 사과를 요구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렇게 봅니다. 아직도 대통령의 스타일이 안 바뀌었구나. 저는 국민이 느끼는 독선으로밖에 느끼지 못했습니다.]

야당에선 "하야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대통령 사과 직후 추미애 대표는 '정권 퇴진 운동'을 거론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별도 특검과 국정조사를 즉각 받아들이고 대통령은 그 수사에 응하십시오. 일방적 총리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대통령은 국정에서 손을 떼고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를 수용하십시오. 이상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저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함께 정권 퇴진 운동에 들어갈 것입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하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정의당도 하야 요구를 공식화했습니다.

[심상정 상임대표/정의당 : 오늘 대통령의 떨리는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잠시나마 위로도 건네고 싶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저는 참담한 국민들이 더 걱정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야 할 유일한 책무는 하야하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어떻게든 하야 국면만큼은 막아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오후 4시에 소속 의원들이 국회에 모여 대국민 사죄를 했습니다. 이에 앞서 원내지도부가 국민들 앞에 머리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작금의 국정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합니다. 국민들께 거듭 죄스러운 마음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눈물은 촛불에는 기름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주말 촛불 시위가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론의 향배에 따라, 하야 국면이 본격화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나는 너를 보고 있잖아
그러나 자꾸 눈물이 나서'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라는 노래입니다. 오늘 대통령은 국민들을 향해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하야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마지막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곤 하지만, 너무 뒤늦은 사과인 것 같습니다. 야당은 더 냉담해졌고, 충분히 사과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별로 없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대통령의 2차 사과…냉담한 정치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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