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계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총리 카드'와 관련, "정홍원 전 총리, 황교안 전 총리, 모두 다 '투명인간 총리'라고 다들 알고 계시지 않느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책임 총리 얘기를 했고, 김병준 내정자가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고 말씀했지만 본인이 백날 얘기해봐야 소용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임 할 때 김 내정자 본인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총리를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에 달려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총리를 임명하는 과정을 보면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가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다. 과거와 180도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지 않으면 국민들이 믿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국민 90% 이상이 대통령을 믿지 못하겠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어떤 총리를 혼자 낙점하고 지명한다면 국민들이 불신한다"며 "대통령을 불신하는데 대통령이 혼자 지명하고 낙점한 총리다. 그 총리에게 대통령의 권한을 다 준다고 하더라도 못 믿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심지어 대통령의 직계라고 다 알고 있는 새누리당 지도부도 '책임총리는 안 되니까 거국내각으로 해달라'고 건의를 했다고 한다"며 "그런데 그걸 전혀 무시하고,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가진 상태에서 총리를 지명하는 방법을 택한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 대통령이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카드 중 인적쇄신이 거의 마지막이었는데 왜 활용하지 않는지 속상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김병준 신임 총리 내정자와 한광옥 신임 청와대 비서실장이 각각 '참여정부 출신', 'DJ 정권 핵심'이라고 표현되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야권 인사로 포장은 돼 있지만 그건 10년도 더 지난 일이고 최근 2~3년 동안의 행보는 여권 인사"라며 "김 내정자만 하더라도 최근 몇 년 동안 새누리당 행사 때마다 단골로 오시는 손님이었고, 한 실장은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 캠프에서 제일 열심히 뛰셨던 분"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여권 인사를 야권 인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제가 봐도 좀 낯부끄러운 얘기 같다"며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자평'을 비꼬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