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 농단에 분노하는 국민들의 시국선언이 9일째 계속되고 있다.
그간 1500여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시국회의를 열었고 시국선언을 발표한 대학만도 100곳이 넘는다. 시국선언의 내용도 진상 규명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퇴진) 촉구로 전환됐다.
이화여대 학생들이 지난달 26일 첫 시국선언을 내놓은 이후 9일째인 3일에도 박 대통령의 책임있는 결단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다양한 계층과 단체에서 쏟아지고 있다.
특히 87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학생의 날)을 맞아 학생들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름여 앞둔 수험생들까지 길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학생들이, 낮 12시에는 연세대 총학생회가 각각 공동 시국선언을 했다.
오후에는 서울대·한양대·홍익대 총학생회가 각 대학 캠퍼스에서 박 대통령의 퇴진과 책임자 전원 사퇴, 철저한 진상 규명 등을 재차 요구했다. 지방의 충북대·충청대·한국교통대 충주캠퍼스 총학생회도 시국선언에 합류했다.
대학생들의 모임인 'VIP(대통령을 지칭)하야행(行) 대학생실천단'은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종로1가까지 약 1㎞의 보도를 행진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근혜 하야를 외치는 중·고생들의 집회 준비팀'은 오는 5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대규모 학생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집회를 제안한 단체 3곳중 1곳인 중고생연대가 시국선언을 발표한 뒤 중·고교생이 자유발언 형식으로 발언하게 된다. 이들 중에는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도 포함돼 있다.
예비 교사와 대학 교수들도 박 대통령의 자진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 대열에 동참했다.
전국 교육대학생연합은 오전 10시부터 충북 청주시 한국교원대에서 시국선언을 가졌고, 오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로 옮겨 또 한번 시국선언을 했다.
부산교대·광주교대·제주교대·대구교대 등 전국 8곳 교대와 사범대학 학생회도 동시다발적으로 최씨의 국정 농단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냈다.
건국대 교수 116명은 '지금은 위기에 빠진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켜야 할 때이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한국사회의 총체적 위기의 원인은 대통령 자신인데도 통렬한 자기 반성과 응분의 책임을 지는 자세는 보이지 않고 옹색한 변명과 거짓말, 진실의 은폐와 축소에 매달리고 있어 한없는 절망과 허탈감에 젖게한다"고 성토했다.
중앙대 교수 194명도 '비선실세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온 대통령과 관련자들은 즉각 사퇴하라'라는 제목의 시국선언서를 냈다. 충북대 교수 161명과 전북대 교수 133명 역시 시국선언에 나섰다.
각계 단체에서도 온종일 현 시국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들이 오전 11시 광화문광장에 모였고, 오후 여성계를 대표하는 전국여성연대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각각 박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시국선언을 가졌다.
보험설계사들로 구성된 대한보험인협회는 '박근혜 정권 퇴진하고 보험설계 노동3권 보장하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내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김동만 위원장이 정권 퇴진 투쟁을 선언한 데 이어 이날 100만 조합원의 뜻을 모아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오는 12일 민중총궐기에도 참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최순실 시민행동'은 헌정 질서를 유린한 최씨에 대한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이 집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시작돼 오늘로 8일째를 맞는다.
'하야하라 박근혜 시민행동'은 유명 CF송을 패러디한 '전국민 하야댄스송'을 공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나르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