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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레 소잉카 "트럼프 당선되면 미 영주권 찢어버리겠다"

입력 2016-11-0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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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레 소잉카 "트럼프 당선되면 미 영주권 찢어버리겠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월레 소잉카(82)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 그린카드(미국 영주권)를 찢어버리겠다고 말했다. 또 극단적 민족주의와 맞서 싸우기 위해 젊은이들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소잉카는 2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가진 강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가장 먼저 그린카드 소지자 전원이 영주권을 다시 신청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겠다"면서 "트럼프 승리가 발표되는 순간 그린카드를 찢어버리고 짐을 싸서 출국하겠다"고 말했다.

소잉카는 나이지리아 국적자이지만 내전 및 군부독재시절 옥살이를 하는 등 탄압을 받다가 고국을 떠나 망명생활을 하던 중 미국 영주권을 받았다. 현재는 뉴욕대학교의 아프리카 및 미국 문제 연구소의 레지던스 학자로 미국에 체류 중이다.

소잉카는 이날 연설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울트라 민족주의'의 국제적 고조에 따른 '어처구니없는 결정 (ridiculous decision)'이라는 것이다.

그는 "유럽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놀랍지 않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 이녹 파웰이 (영국에서) 흑인들을 내쫓자고 말한 적도 있다" 면서 "그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여러분 같은 젊은이들이 '노(No)'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녹 파웰(1912~1998)은 영국의 국수주의 정치인으로,1968년에 한 일명 '피의 강'이란 연설로 악명높다. 그는 이민자들이 영국을 파괴하고 있으며, 피부 색깔과 관습이 다른 이민자들의 유입을 허용하면 영국에 '피의 강'이 흐를 것이라고 주장해 당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최근 반이민 정서가 다시 강해지면서, 영국의 극우 진영 일각에서는 파웰의 '피의 강' 주장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

한편 소잉카는 아프리카 문학이 특정 이데올로기에 매몰돼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는 자유로운 창조정신을 해치며 편협한 시각을 갖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나 역시 희곡을 쓰면서 노래 몇 편을 작곡한 적이 있는데, 그래미상에 후보로 오르고 싶다"고 슬쩍 꼬집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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