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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각종 악재에 최순실 사태 겹쳐 4분기 '악화' 우려 "죽을 맛"

입력 2016-11-03 14:42 수정 2016-11-03 17:42

유가불안·원달러 강세에 수출 부진 속 최순실 게이트로 4분기 실적 악화 예상

그룹들 "한치앞도 안보여…기업활동 리스크 갈수록 커져 걱정 이만저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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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불안·원달러 강세에 수출 부진 속 최순실 게이트로 4분기 실적 악화 예상

그룹들 "한치앞도 안보여…기업활동 리스크 갈수록 커져 걱정 이만저만 아냐"

재계, 각종 악재에 최순실 사태 겹쳐 4분기 '악화' 우려 "죽을 맛"


재계, 각종 악재에 최순실 사태 겹쳐 4분기 '악화' 우려 "죽을 맛"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튄 재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유가와 환율 등 불안 속에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그룹들은 "한치 앞도 제대로 안보여 죽을 맛"이라는 푸념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3일 "경기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다가 이번(최순실 게이트) 사태로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사업이 어떤 식으로 엮여 영향을 받을지 모르겠다"며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3분기 경제성장률(전기대비)은 0.7%로 4분기 연속 제로 성장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최근 유가 불안 속에 원달러 환율마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제조업과 무선통신기기 부진으로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로인해 삼성 등 주요 그룹들은 지난 3분기 실적이 전분기에 비해 크게 위축됐는데 4분기에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기침체에 수출 부진·최순실 게이트까지

한국경제가 구조적인 '장기 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된 동력인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줄었다. 19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 행진을 멈춘 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 시장수요의 회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수출 물량은 6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씨가 청와대를 등에 업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모금과 각종 특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요 그룹들이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관련 그룹들은 대부분 출연금 집행은 적법한 절차에 의해 이뤘고 검찰수사가 진행되면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수사 줄기로 기업을 주목하면서 재계는 기업 활동에 막대한 차질이 야기되는 것은 물론 자칫 반기업정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미르재단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등 16개 주요 그룹이 486억원, K스포츠 재단에는 19개 그룹이 288억원을 단기간 출연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한국경제 쌍두마차 전자·자동차 '끙끙'

삼성전자는 주력제품인 '갤럭시노트7' 단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9.7% 급감한 5조2000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5% 감소했고, 순이익 역시 16.8% 줄어들었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직·간접적 손실이 7조원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실적 만회와 브랜드 가치 제고 등 탈출구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검찰 수사까지 겹쳐 더욱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10월 최순실씨와 정유라 모녀 소유의 스포츠 컨설팅 회사인 코레(Core)스포츠와의 10개월짜리 컨설팅 비용으로 280만 유로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측은 "검찰에서 수사하게 되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수사 결과 모든 게 투명하게 밝혀질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3분기 국내외 판매환경 악화와 노조 파업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거뒀는데 4분기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국제회계기준 적용을 의무화한 2010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가 줄었고, 영업이익은 29% 급감한 1조68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아차도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2조6988억원, 영업이익은 524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1% 22.5% 감소했다.

현대기아차 모두 3분기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18년 만에 글로벌 판매량이 후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위기감이 커지자 현대차그룹 계열사 전 임원은 임금 10%를 자진 삭감하며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에 128억원을 출연한 문제로 검찰조사을 받을 처지다. 또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가 실소유주인 플레이그라운드가 설립 1년도 안 돼 6편의 현대차그룹 광고를 수주해 일감을 몰아준 의혹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78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진 LG역시 3분기 스마트폰 부진으로 인한 타격이 너무 컸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832억원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1·2분기의 5000억대 영업익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매출은 5.7%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3.7%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로 매출은 5.6%, 영업이익은 무려 51.6% 각각 줄었다.

하지만 LG전자는 4분기에도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스마트폰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가전과 TV·오디오 부문이 비용 확대로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 등 다른 그룹도 우려 커져

KT는 3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갤럭시노트7 여파 등으로 4분기 실적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신광석 KT 재무실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4분기 실적은 갤럭시노트7 단종 등의 영향으로 다소 낮게 나올 전망"이라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인한 영업 위축, 아이폰7 출시에 따른 시장 활성화 여부가 관건"이라고 평했다.

여기에 미르재단 출연 이슈가 겹쳐 황창규 회장이 새노조와 시민단체로부터 검찰 고발을 당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KT는 오는 12월에는 연말 정기인사, 내년 1분기에는 황창규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돼 내부 이슈가 한창 달아오르는 상태다.

KT는 "미르재단 11억 출연은 정당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뤄진 것으로 절차상으로 문제가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42억원을 출연한 GS그룹은 전분기 대비 이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등 올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영업익이 전분기 1276억5000만원에 비해서 무려 41.7%가 감소했다. 한 분기 만에 이익이 반토막 난 셈이다.

무엇보다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의 부진이 이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GS칼텍스의 영업익은 전분기 대비 57.3%가 감소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공급 과잉 해소를 위해 감산을 하기로 합의를 한 가운데, 최근 합의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고 있어 4분기 정유 업황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ㄷㄷ다.

재계의 관계자는 "최순실 사태를 제외해도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주요 그룹들의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며 "정치적인 일까지 터지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면서 기업활동에 대한 리스크가 갈수록 커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언급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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