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현직 검사 "검찰의 칼로 잘못된 정치 치료해야"…내부망에 게시글

입력 2016-11-02 17:45 수정 2016-11-03 17:44

"개인 범죄와 함께 국기문란 행위가 유지될 수 있던 원인도 밝혀야"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개인 범죄와 함께 국기문란 행위가 유지될 수 있던 원인도 밝혀야"

현직 검사 "검찰의 칼로 잘못된 정치 치료해야"…내부망에 게시글


현직 검사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국정농단 사건을 개탄하며 검찰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 전산망에 올렸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진현(43·사법연수원 31기)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 부부장검사는 지난 1일 검찰 내부전산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의 국정농단 수사에 거는 기대'라는 글을 올렸다.

박 검사는 이 글에서 "검찰의 칼로써 잘못된 정치, 관료시스템과 풍토를 치료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이번 수사는 정치 시스템의 정상 회복과 유지를 위해 직접 국민에 책임져야 할 중요하고도 어려운 수사로 보인다"면서 "검찰이 포괄적 수사를 통해 개인적 범죄를 밝히고, 더 나아가 이런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가 버젓이 유지될 수 있었던 구조적 원인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정에 타협하고 부정을 이용하며 그에 편승해 이익이나 권력을 취득, 유지하는 일부 잘못된 정치, 관료 문화를 바꾸고 국민의 사그라진 희망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검사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행위 자체도 어이없지만, 그런 사람이 수년간 여러 공직자를 통해 국정농단을 자행하면서도 언론 보도 이전까지 전혀 견제되지 않은 채 더욱 깊숙이 곪아 들어가는 것이 가능했던 우리 정치 풍토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느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현 정권 들어 법조인 출신들이 비서실장이나 민정수석 등 핵심요직에 배치됐음에도 이런 사태가 방치된 점을 보면 면목이 없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국민의 눈을 가린 채 비선실세가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상당부분 후퇴시켰고,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했다"며 "특히 '가진 것 없이 순수한 젊은이들과 어렵게 삶을 극복해나가는 힘 없는 서민들의 희망과 꿈'을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