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쥐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고환이 작아져 정자 수가 줄고 생식력도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이 10월31일(현지시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카에 감염된 쥐의 고환 무게는 약 90%, 정자 수는 4분의 3 또는 그 이상 줄어들었다. 지카가 고환의 해부학적 구조를 공격해 정자 생산과 성장에 영향을 주며, 테스토스테론 수준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된 수컷 쥐는 건강한 수컷 쥐에 비해 건강한 암컷 쥐를 임신시킬 수 있는 능력이 4분의 1에 불과하고 임신할 경우 생기는 새끼 수도 절반이 채 안됐다.
이에 연구진은 이젠 지카가 인간에게도 같은 영향을 주는지 연구할 때라고 제안했다. 저자인 워싱턴대 마이클 다이아몬드 박사는 지카 감염 쥐에서 나타난 고환의 기능저하가 영구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쥐와 인간은 달라서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텍사스 갤버스톤 의대에서 쥐를 대상으로 지카를 연구하는 산나 로시 박사는 다이아몬드 교수 연구팀이 지카에 대한 생쥐의 면역체계를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다른 높은 차원의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의 안토니 포치 박사도 이 연구결과로 인간에게도 이 같은 결과가 확실히 일어난다는 결론으로 비약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모기를 매개로 감염되는 지카는 감염자가 느끼지 못할 정도의 증상을 나타내지만, 임신한 여성이 지카에 감염되면 소두증 등 신생아에게 심각한 선천성 결함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보건당국들은 특히 임신한 여성이 지카가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