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30일 전격 입국한 가운데, 검찰은 K스포츠재단 전 이사장 등을 줄줄이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2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정 전 이사장은 초대 이사장이던 정동구 한국체대 명예교수에 이어 K스포츠재단의 2번째 이사장을 맡았다. 그는 최씨가 5년간 단골로 드나들었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이사장은 이 사건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이사장직을 사임했다. 정 전 이사장은 K스포츠재단의 모금 과정과 자금 흐름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이사장은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최씨의 소개로 재단에 들어간 것이냐'는 질문에 "서로 알고 있었다. 내 고객이었다"며 "이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인정을 해야죠"라고 말했다.
K스포츠재단 초대 이사장이었던 정 명예교수와 정현식 전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3시께 소환됐다. 이들은 지난 21일과 27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정 전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씨 지시로 SK에 80억원 투자를 요구했고 재단 자금은 최씨의 독일 회사 '비덱'이 위탁운영했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또 당시 경제수석이던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SK와의 투자가 잘 됐느냐"며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최씨가 재단의 실소유주가 맞는 건가'라는 질문에 "기사에 나온대로 이해하면 되겠다"며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수석과 지속해서 연락을 주고받았느냐는 질문에는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가끔씩 연락했다"며 "재단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도 언론에 말한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폭로를 결정하기까지 많이 망설였다"며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의혹이 점점 커졌다. 사실은 사실대로 밝히는 게 정도이겠다 싶어서 (폭로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 명예교수는 비슷한 시각 취재진의 눈을 피해 검찰로 들어섰다. 그는 지난 1월 재단 설립 당시 초대 이사장을 맡았지만 한달 만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명예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누군가가 사무총장을 통해 지시를 내렸고 나는 안 나와도 그만인 인물, 즉 꼭두각시 이사장이었다"며 "재단 설립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나고 대기업이 바로 288억 원을 투자하는 것을 보고 '뒤에 국정원이 있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최씨가 재단 운영 및 모금 과정 등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검찰은 최씨가 이날 오전 7시30분 브리티시 에어라인 항공편으로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자진 귀국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소환 조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