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44건 등 청와대 내부 문건의 최순실씨 유출 사태와 관련, 당시 조인근 연설기록비서관이 의혹이 불거진 뒤 현 직장인 한국증권금융에 출근을 하지 않은 채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증권금융 감사로 있는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6일 휴가원을 제출한 데 이어 또다시 27~28일 이틀간 일정으로 휴가원을 내고 종적을 감췄다.
28일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조 감사가 이날까지 휴가원을 낸 상태"라며 "오늘도 출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금융에 따르면 감사는 특별한 일이 있으면 최대 연 5일 청원휴가를 쓸 수 있다. 26~28일 청원휴가를 사용하면 이제 휴가를 쓸 수 있는 날은 이틀이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4일과 의혹이 터진 25일에는 외부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다. 이후엔 정식 휴가원을 제출하고 출근하지 않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있는 자택에도 귀가하지 않은 채 외부에 피신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비서관의 부인과 지인을 통해서만 그의 입장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한 언론은 조 전 비서관이 지인에게 "난 전혀 몰랐던 일"이라며 "다만 지금 내가 이를 해명하려고 공개적으로 나서면 가뜩이나 어려운 친정(청와대)에 자칫 돌 던지는 행동이 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이렇게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 전 비서관은 연설문이 유출된 시점인 2012년 12월~2014년 3월 당시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초안을 작성했다는 점에서 연설문 유출 의혹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비서관이 연설문 유출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본인은 몸을 숨긴 채 언론을 피하고 있어 의혹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조 전 비서관이 금융 분야 경력도 없이 증권금융에 낙하산으로 감사에 선임된 것과 지난 19일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 증인 출석 명단에서도 제외되는 등 각종 논란거리를 만든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10여년 이상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도맡아 온 조 전 비서관이 자리를 떠나게 된 게 다른 속사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