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순실 씨의 태블릿 PC에는 또 다른 단서가 들어있습니다. 바로 최순실 파일들의 작성자 아이디인데요. 그중 한 아이디를 확인해봤더니 청와대에서 이 아이디를 쓰는 사람은 바로 정호성 부속비서관이었습니다. 정 비서관은 아시다시피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 오른팔이자,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입니다.
이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무회의 말씀자료.
2013년 8월 4일 작성된 박근혜 대통령 국무회의 모두발언용 청와대 내부 문건입니다.
문서를 마지막으로 저장한 사람의 아이디는 'narelo'.
정호성 부속비서관이 국회 보좌관 때부터 썼던 아이디로, 확인 결과 정 비서관은 청와대에도 같은 아이디를 등록했습니다.
이 문서가 최순실 씨에게 전달된 건 해당 국무회의가 있기 하루 전인 8월 5일.
그런데 눈에 띄는 건 원고가 다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문서가 최 씨에게 넘어갔다는 겁니다.
'추가로 준비하고 있는 주제'라는 항목 아래 신문기사를 인용해 정부 간 협업을 강조하는 내용을 추가하겠다고 메모를 해둔 상태.
그리고 이틀 뒤 이 메모는 실제 박 대통령의 발언에 반영됐습니다.
[국무회의 모두발언/2013년 8월 6일 : 새 정부는 출범 때부터 정보의 공유와 개방, 부처 간 칸막이 제거, 협업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최순실 씨와의 상의를 통해 최종 원고가 완성된 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이 밖에 작성자 아이디로 검색한 결과 정 비서관의 아이디인 'narelo'가 작성자로 등장하는 유출 파일은 4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