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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미국은 불량배… 일본에 대해선 욕할게 전혀 없다"

입력 2016-10-2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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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미국은 불량배… 일본에 대해선 욕할게 전혀 없다"


필리핀의 도널드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거침없는 막말을 쏟아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5일 일본 도쿄(東京)에 도착해 미국에 또다시 돌직구를 날리며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26일 마이니치신문, 지지통신 보도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도쿄(東京)도내 호텔에서 재일 필리핀 교민 약 1200명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미국은 정말 불량배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마약단속에 대해 인권침해라는 우려를 나타내는 미국 및 국제사회를 염두에 두고 "두테르테는 깡패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말 그대로다. 지금 알았나?"라며 비꼬았다.

그러나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은 우리나라 최대의 지원자다"라며 "나쁘게 이야기할 것은 하나도 없다"라며 사의를 표했다.

두테르테는 취임 후 가장 먼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지금까지 필리핀 전국에서 마약 거래 용의자 약 4700명을 사살했다. 이러한 두테르테의 행보에 국제사회는 인권침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필리핀 내에서는 "치안이 개선되고 있다"는 등 지지의 목소리가 크다.

이날도 두테르테 대통령이 머무를 도쿄 내 호텔 앞에는 약 100명의 필리핀 사람들이 몰려들어, 두테르테를 환영했다. 오후 6시가 지나 흰색 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두테르테가 호텔에 도착하자, 호텔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필리핀 사람들은 "두테르테 콜!"을 외치며 환호를 보냈다. 두테르테는 환호 속에 호텔에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 웃는 얼굴로 군중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나눴다.

도쿄에서 필리핀 식당을 운영하는 타지마 메리진 탄진간(53)은 "두테르테는 필리핀의 국부(國父)다. 다른 대통령들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다가오거나 하지 않는다"라며 감격해했다.

이후 두테르테는 약 1시간 반에 걸친 간담회에서 연설을 한 후, 오후 8시가 지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과의 저녁 만찬 자리에 참석했다.

그는 일본 음식점인 만찬 장소에 도착해 기시다 외무상과 악수를 나눈 뒤, 기자단의 사진 촬영에 응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약 2시간에 걸친 저녁 만찬 후에 두테르테는 "(식사가) 아주 좋았다"라며 매우 좋은 기분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테르테는 25일 일본 방문에 앞서 마닐라 공항에서도 기자단에게 "이 땅에서 필리핀 군인을 제외하고 어떤 군대도 더는 보지 않기를 기대한다"라며 미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필리핀을 '목줄을 맨 개'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2014년 미국과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맺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군의 필리핀 주둔을 허용했는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반감을 표한 것이다.

그는 지난주 중국 방문 기간 동안에는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하기도 했지만. 이후 단교 논란이 확산하자 외교정책의 분리를 말한 것은 아니라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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