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 본 사실이 확인되면서 야당은 국기 문란 사건으로 규정했습니다. 사건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최 씨와 관련된 여러 의혹이 하나 둘 사실로 굳어져가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수사 상황과 쟁점을 야당 발제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추미애 당대표/더불어민주당 : 단군 이래 최악 세계사상 유례없는 국기 문란, 국정 농단.]
[김용태 의원/새누리당 : 최순실 사태는 배신의 정치의 결정판]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어젯밤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대한민국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청와대가 어떻게 이렇게 운영되는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박근혜 대통령의 자백이 필요합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더불어민주당 : 청와대 눈치만 보며 미적대고 있는 검찰에게도 경고합니다.]
"특검을 실시하라" -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최순실의 신병을 확보하고" -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전면적이고 신속한 수사에 나서주길 바랍니다" -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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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 씨. 얼마 전 JTBC 취재진에게 "회장이 제일 좋아하는 취미는 (대통령) 연설문을 고치는 일"이라고 했죠.
이때만해도 황당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대통령 연설문을 그랬을까, 사실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청와대에 계시는 이 분도 이렇게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이원종/청와대 비서실장 (지난 21일) : 아니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어떻게 그런 것이 바깥으로 활자화되는지 정말 개탄스럽습니다. 그거는 사실 입에 올리기도 싫은, 성립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저 역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미리 받아서 만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렇다보니, 지금까지 터져나온 최순실 씨 관련 의혹이 하나 하나 사실에 가까운 쪽으로 흘러가는 양상입니다.
최 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로 시선이 옮겨가고 있습니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죠. 특검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검찰을 못 믿겠다는 겁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국민의당 : 이번 최순실 연설문 미리보기 사건, 수정 사건은 국기 문란 정도가 아니라 국기를 파괴하는 사건입니다. 우병우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검찰이 과연 제대로 수사할지 국민들은 이미 믿지 않고 있습니다.]
그럴만도 한 게요. 지난 달 고발이 접수되고 사건 배당까지 일주일이나 걸렸습니다.
통상 대형 사건을 맡는 특수부가 아닌 형사8부가 사건을 맡았고요. 이후 3주째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비리 의혹 수사의 첫 단추는 압수수색이라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대목입니다. 검찰 해명은 이렇습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을 비롯해 두 재단에 출연금을 낸 10여 곳의 대기업, 재단 허가에 관여한 공무원 등 조사 대상과 범위가 넓어 압수수색 대상을 추리기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압수수색이 늦어질 수록 증거인멸 우려가 커집니다. 실제 최 씨와 측근들의 '흔적 지우기' 정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 씨가 정·재계 인사들과 접촉해 온 서울 논현동 '테스타로싸(Testa Rossa)' 카페가 문을 닫았고, 비슷한 시기 최 씨가 '회장'으로 불리던 더블루K도 사무실을 비우고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미르재단 이성한 전 사무총장도 최 씨와 대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을 폐기했다는 얘기가 들립니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와 차은택 씨 모두 해외에 머물고 있는 것도 수사의 걸림돌입니다.
그렇다고 검찰이 손을 놓고 있기엔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부랴부랴 특수부 검사 등을 투입해 수사팀을 확대하고 김수남 검찰총장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했습니다.
이제 수사의 첫 단추부터 다시 채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야당 기사는 검찰 수사에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 새 국면 맞은 최순실 의혹 수사 > 로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