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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원고 '붉은 글씨' 일부, 실제 연설서도 달라져

입력 2016-10-24 20:56 수정 2016-11-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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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정부 연설문 가운데 백미라고까지 평가하는 드레스덴 연설문도 보시는 것처럼 최순실 씨는 미리 받아봤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드레스덴 연설문을 포함해서 다른 연설문과 대통령이 직접 스피치한 연설문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최순실 씨가 미리 받아본 연설문이 사실 한두 개가 아닙니다. 드레스덴 연설문을 비롯해서 몇몇 개만 공개본과 비교를 해볼까요.?

[기자]

네, 우선 최순실 씨가 연설문 원고를 받은 시점부터 다시 정리해드리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최 씨가 이 연설문을 받아본 시점은 2014년 3월 27일 오후 7시 20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실제 연설한 시점은 다음 날인 28일 오후 6시 40분으로, 하루 전 미리 받아봤습니다.

[앵커]

시차를 다 감안한 거죠?

[기자]

네, 한국시간 기준으로 말씀드린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최 씨가 받은 연설문 원고가 작성된 시점도 중요할 텐데 언제 만들어진 건가요?

[기자]

이게 최 씨가 받아본 연설문은 한글 파일 형태인데요.

문서 정보를 보면 마지막으로 수정한 날짜가 2014년 3월 27일 오후 6시 33분이라고 나옵니다.

실제 최 씨가 이를 읽은 건 7시 20분으로 수정된 연설문을 최 씨가 한 시간도 안돼 열어본 겁니다.

최 씨가 연설문 자체를 받은 시점은 더 빠를 수 있는 거죠. 누군가 연설문 작성을 완료한 직후 최 씨에게 보낸 겁니다.

[앵커]

최순실 씨가 사전에 받은 원고에는 붉은색이 눈에 띄네요?

[기자]

최 씨가 받아본 연설문은 총 13페이지 분량입니다. 30여 곳에서 붉은색 글씨가 발견됐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문단 전체부터 일부 문장은 조사에만 붉은 글씨로 돼 있습니다.

그런데 붉은 글씨로 돼 있는 문단의 경우 이를 드러내도 문맥이 이어집니다.

[앵커]

대통령이 읽은 최종 원고에는 물론 붉게 표시돼 있지는 않았을 텐데, 최 씨가 받아본 연설문과 박 대통령의 실제 연설 내용은 어떻습니까?

[기자]

대략 20여 군데가 다릅니다. 어미가 바뀌거나 표현이 달라진 부분들이 있는데요.

박정희 대통령 당시 고속도로 건설과 관련된 일화가 대표적으로 내용이 보완된 부분입니다.

또 '단순히 일회성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개발 추진시 본격적인 외자유치는 불가능하다' 등의 문장은 실제 연설에선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붉은 글씨 가운데 북측에 제안하는 3가지 제안은 모두 표현이 달라집니다.

물론 이게 최순실 씨가 받아서 수정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앵커]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만 분명한 건 최 씨가 원고를 미리 받아봤고 그 가운데 붉은 글씨로 된 부분 등이 있는데 대통령이 읽은 내용은 아무튼 받은 것과는 달라져 있었다, 그런 얘기입니다.

이게 왜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추가로 확인이 돼야 할 부분으로 보입니다.

[앵커]

드레스덴 연설문 말고 다른 연설문은 어떤 게 있나요?

[기자]

최순실 파일에는 지난 2012년 12월 31일 오후에 공개된 박 대통령 당선 첫 신년사도 있습니다.

이 역시 최 씨는 공식적으로 공개되기 전에 하루 빨리 받아봤습니다.

그런데 이 신년사의 문서정보를 보면 수정된 지 4분 만에 최 씨가 확인한 것으로 나옵니다.

[앵커]

여기 또 다른 연설문이 나올 텐데, 잠깐 좀 보도록 하지요. 이건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입니다. 마찬가지로 최 씨가 미리 받아본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13년 5월 18일 오전 10시에 기념사를 봤습니다.

[앵커]

거의 만 하루 전에 받아봤다는 말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순실 씨가 열어본 시점이 5월 17일 오전 11시 5분이니까 만 하루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정된 날짜는 5월 17일 오전 9시 33분으로 최순실 씨가 받아본 시점이 1시간 반 차이가 납니다.

[앵커]

일단은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최종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초안도 아닌, 그러니까 잠정 최종안, 이렇게 표현을 해야 될까요. 그럼 대통령 연설문이 작성된 지 한두 시간 만에 바로 모두 최 씨에게 보내졌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렇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 연설문 모두 박 대통령의 실제 발언이 있기 전 최 씨가 받아본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부 원고는 작성된 지 적게는 4분에서 길어야 1시간 반으로 거의 실시간 전달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최 씨가 문서를 열어 본 시점으로 최 씨가 이메일 등을 통해 실제 연설문을 받은 건 이보다도 더 빠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최 씨에게 건네진 연설문은 최씨를 거친 뒤에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앵커]

물론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것을 최순실 씨가 수정했다고 단정하거나 할 수는 없을 테고요. 다만 청와대의 상당수 연설문이 최순실 씨에게 누군가에 의해서 전달이 됐다, 그것도 대체로 완성된 형태의 파일이 작성 직후에 전달됐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최 씨를 거쳐간 연설문이 실제 연설에선 왜 달라졌는지 그 부분도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까지 김태영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최순실씨 PC에서 발견된 대통령 연설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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