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몇년 새 토종벌이 멸종위기에 내몰린데 이어서, 이번엔 양봉농가의 꿀벌까지 천적을 만났습니다. '작은 벌집 딱정벌레' 처음 들으시죠? 외래 해충인데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지 한 달 만에 벌통 수백 개가 초토화됐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카만 벌레들이 덩치 큰 꿀벌들 사이를 제 집인 양 돌아다닙니다.
벌통 주변엔 애벌레가 가득합니다.
미국과 호주, 유럽 등 전 세계 양봉농가의 골칫거리인 작은 벌집 딱정벌레입니다
꿀과 화분을 먹어치우고 벌들을 모두 죽이는 것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국내에선 지난달 경남 밀양시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벌써 피해농가가 27곳으로 늘었습니다.
작은 벌집 딱정벌레가 확인된 지 한 달여 만에 300여 개 벌통에서 꿀벌이 거의 전멸해 이렇게 빈 통만 남았습니다.
[이철우/피해농가 : 떡밥을 새로 교체를 해서 넣어주면 2~3일 만에 바글바글해요.]
인근 창녕군의 한 양봉농가에서도 보름 동안 150개 벌통 중 120통을 잃었습니다.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예방책이 없어 내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낭충봉아부패병으로 토종벌들이 멸종 위기에 놓인 상태에서 양봉까지 타격을 받을 경우, 식물 수분이 영향을 받아 생태계 교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