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어제(20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후 경유차와 공회전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중국발 오염 물질뿐 아니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단속 현장을 홍지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단속요원이 악셀을 밟자 매연을 측정하는 계기판 숫자가 올라갑니다.
이내 화면엔 'FAIL' 즉, 실패 표시가 나타납니다. 배출가스의 매연양이 기준치를 넘은 겁니다.
2001년 출고된 노후 차량이지만 배출가스 저감장치도 달지 않았습니다.
[단속 요원 : 개선 명령서를 가지고 검사받으러 가세요.]
도심에서 대형 버스들의 공회전은 더욱 심각합니다.
서울 도심 광화문 주변엔 시동을 건채 정차하고 있는 관광버스들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그래도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정을 내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관광버스 운전기사 : 손님들이 덥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싸인 못 해줘. 나는 안 하니까 알아서 하시라고.]
급기야는 단속 공무원들이 버스회사에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집니다.
[서울시 단속 공무원 : 운전자가 계셨어야 하는데 안 계셔서 그런 사안으로 확인서를 발급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올해 서울시의 공회전 단속에 걸린 차량은 2만 대가 넘습니다. 하지만 그 중 과태료가 부과된 것은 53건에 불과합니다.
과태료를 물리려면 최소 2분 동안 정차한 상태로 시동을 켜놔야 하는데, 단속 요원들이 나타나면 즉시 시동을 끄고 시치미를 떼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걱정이 커집니다.
[홍성옥/서울 신대방동 : 남산 같은 데 차들이 많이 있는데 매연이 심할 것 같긴 하죠. 버스들은 더 심하죠.]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현재 8명인 배출가스 점검 인력을 지자체까지 포함해 180명으로 늘려 연말까지 100만 대를 점검할 계획입니다.
또 내년부터 매연경감 장치가 부착되지 않은 2.5톤 이상 노후 경유차의 서울 시내 진입을 제한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