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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아직도 있냐"던 그 사람 "국정조사든 뭐든 응할 것"

입력 2016-10-20 18:28 수정 2016-10-2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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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씨의 딸 정모 양 문제로 승마협회를 조사했다가 전직 문체부 국장이 강제퇴직을 당한 의혹이 있다는 소식, 저희가 지난주에 한번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해당 인사는 그동안 언론의 취재 요청에 자취를 감추거나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한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심경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양원보 반장이 단독으로 취재했는데, 오늘(20일) 국회 발제는 이 내용을 중심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제 발제의 주인공은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입니다. 노 전 국장은 2013년 5월 청와대의 지시로, 최순실 씨 딸 정 모 양의 승마 대회를 둘러싼 시비를 조사했습니다.

바로 한달 전인 4월 전국승마대회가 열렸는데, 이때 최순실 씨 딸 정 모 양이 2위를 한 뒤에 판정시비가 벌어지면서, 그야말로 승마협회가 난리가 났던 탓이었죠. 친최순실파, 비최순실파로 쫙 쪼개졌던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 전 국장은 열심히 조사를 해서 보고서를 상부에 올렸습니다. 조사를 했더니, "비최순실파는 물론 친최순실파도 모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는 거였습니다.

너무 객관적인 조사를 했던 탓이었을까요. 사달은 그 뒤에 벌어집니다. 박 대통령이 그해 8월 당시 유진룡 문체부 장관을 청와대 집무실로 불러서 노 전 국장을 직접 가리키며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며 사실상 좌천인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노 전 국장은 그해 10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됩니다.

노 전 국장의 불운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한겨레신문이 최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은 어떤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다시 노 전 국장의 이름이 거론되자,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하면서, 여전히 공직에 남아있는 까닭을 따져 물었다는 겁니다.

역시 또 공교롭게도, 지난 7월 노 전 국장은 정년 4년을 남기고, 명예퇴직을 신청했습니다. 박 대통령 지적 이후 사방에서 '물러나달라'는 압력이 전달됐다는 겁니다. 말이 명예퇴직이지, 사실상 대통령에 의한 혹은 그 주변에 의한 강제퇴직 아니었느냐는 의혹인 겁니다.

자, 그랬던 침묵했었던 노 전 국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최근 한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입니다. 최순실 씨 모녀와 관련된 온갖 잡음이 터져나오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노태강/전 문체부 체육과장 (음성대역) : 최순실 씨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든 뭐든 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청문회가 열려서 국회가 저를 부른다면, 나갈 준비가 돼있습니다. 가감없이 모든 얘기를 다할 생각입니다.]

노 전 국장은 최근 언론 보도 내용, 그러니까 사실상 강제로 명예퇴직을 당했다는 보도 내용에 대해 대체로 수긍하는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자,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식으로 공직을 떠나라는 압력이 들어왔던 걸까요. 노 전 국장! 이렇게 말합니다.

[노태강/전 문체부 체육과장 (음성대역) : 대놓고 '나가라'고 하진 않았지요. 하지만 사정기관 쪽에서 '당신에 대해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느냐"는 보도가 나왔을 때도, 청와대는 줄곧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한 사람들은 "그게 맞다"고 하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역시 박근혜 대통령 눈밖에 나서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경질되는, 그야말로 망신을 당해야했던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 소식도 전해드립니다.

유 전 장관 역시 최근 주변에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최순실씨 문제와 관련해 국정조사든 뭐든 응할 생각이 있고, 그런 기회가 오지않더라도, 내년쯤 회고록을 내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이죠. 아시다시피 내년은 박 대통령 임기 마지막 해입니다.

유 전 장관의 말이 맞다면, 올 한해 최순실씨 문제가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된다고 해도 내년이 되면 유 전 장관 때문이라도 이 문제는 다시금 불거질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자, 그래서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아직도 있냐"던 그 사람, "국정조사 열리면 청문회 나갈 것"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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