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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장바구니 물가 파열 조짐…식탁까지 흔드는 '브렉시트'

입력 2016-10-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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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장바구니 물가 파열 조짐…식탁까지 흔드는 '브렉시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파운드화가 폭락하면서 생필품과 식자재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영국 장바구니 물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6월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떠나기로 결정한 뒤 파운드화가 떨어지고 증시가 요동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동안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실물경제는 안정된 모습을 보여 왔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동안 영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 충격을 실생활에서 느끼지 못하면서 '아무런 변화도 없다(Nothing Changed)'는 여론이 형성됐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유니레버-테스코 가격경쟁'을 계기로 장바구니 물가에서 파열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영국 최대 유통업체인 '테스코(TESCO)'는 네덜란드 소비재기업인 '유니레버'의 마마이트(이스트를 농축해서 만든 스프레드의 일종)와 벤엔제리아이스크림 등 영국인들이 즐기는 식료품을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는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약 17%나 떨어지면서 유니레버가 테스코에 공급하는 제품 판매가격을 약 10% 올리겠다고 통보한 데 따른 조치였다. 유니레버는 영국에 200가지가 넘는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유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번스타인의 브루노 몬타인 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무리 테스코가 큰 유통업체라고 해도 유니레버와 같은 다국적 대기업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기업이 유니레버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몬타인 연구원은 "이번 사례로 유니레버를 비롯한 각종 제조업체들이 환율로 인한 원재료 조달 비용 증가를 이유로 들며 가격을 올리게 될 계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에 생필품을 제공하는 다른 중소기업들도 판매가 상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앞으로 파운드화가 급격히 반등하지 않는 이상 식용유와 휘발유, 전기제품, 의류 등 모든 물품의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리오 올리브오일의 월터 잔레 영국대표는 "앞으로 올리브 오일의 판매 가격을 약 20% 가량 올릴 수 있다"며 "영국이 수입하는 모든 물품의 가격은 우리가 판매하는 올리브 오일과 똑같은 가격 인상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티아뱅크의 앨런 클라크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수입업체들은 서로 눈치를 봐가며 가격인상을 안해왔다"며 "유니레버와 테스코의 이번 가격분쟁으로 다른 기업들도 더 높은 가격을 부르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 소비자들은 2017년에 진정한 고통을 느낄 것"으로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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