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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타이밍'…국민연금, 한미약품 사태 전 10개 제약株 팔아

입력 2016-10-16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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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타이밍'…국민연금, 한미약품 사태 전 10개 제약株 팔아


'기막힌 타이밍'…국민연금, 한미약품 사태 전 10개 제약株 팔아


국민연금이 한미약품 늑장공시·사전정보유출 의혹 사태(9월30일)가 있기 전에 제약주를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올해 3분기(7~9월) 국민연금의 5% 이상 보유 종목 지분변동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제약주 10개의 보유 지분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지분을 늘린 종목은 4개였다.

국민연금이 3분기 중에 지분을 줄인 10개 제약주 가운데 한미약품도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한미약품 지분율을 2분기 10.35%에서 현재 7.10%로 3.25%포인트나 줄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한미약품의 악재성 공시가 나온 지난달 30일 지분율을 종전(8월 17일 기준) 9.78%에서 7.10%로 2.68%포인트 줄였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나 국민연금 기금을 위탁 받은 운용사들이 사전에 한미약품의 악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처분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은 "악재성 공시가 나온 9월30일 공교롭게도 국민연금의 한미약품 지분율이 감소해 위탁 운용사들이 사전 정보를 미리 알고 다 빠져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공적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사전정보를 이용해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를 초래했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연금 강면욱 기금운용본부장(CIO)은 "국민연금의 한미약품 보유 지분이 줄어든 것은 공매도와는 관계가 없고 위탁운용사 쪽에서 매각을 한 지분"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또 3분기 중에 동아쏘시오홀딩스(13.61%→9.58%), LG생명과학(13.10%→10.02%), 동아에스티(12.32%→10.67%), 대웅제약(8.18%→7.16%), 종근당(13.77%→12.98%), 서흥(13.53%→13.03%), 대원제약(11.10%→10.90%) 등의 지분도 줄였다. 이들 종목 또한 대부분 지난달 30일 국민연금의 지분이 줄어들었다.

녹십자홀딩스와 환인제약의 경우 지난 2분기에는 보유 지분이 5% 이상이었으나 3분기에는 5% 이하로 감소하면서 공시 대상 종목에서 제외됐다.

대부분의 제약주는 한미약품 사태 이후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미약품 주가는 9월30일 종가 대비 현재(10월14일) 32.90% 급락했고, 동아쏘시오홀딩스(-10.34%), LG생명과학(-3.90%), 동아에스티(-12.87%), 대웅제약(-12.97%), 종근당(-11.94%) 대원제약(-5.15%) 등 동반 하락했다.

국민연금이 기막힌 타이밍에 제약주 지분을 일부 정리해 한미약품 사태에 따른 동반 폭락 피해의 손실을 줄인 셈이다.

한미약품은 악재성 공시가 있었던 지난달 30일 오전 9시29분 전에 공매도 물량이 대거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불공정거래 의혹을 사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 등은 9월30일 오전 9시부터 9시29분 사이의 한미약품 거래양태를 분석하고 있다. 공매도 주체 세력과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정황이 있는지가 핵심 사안이다.

국민연금은 직접 공매도를 하지는 않지만 기관투자자나 외국인 투자자가 공매도를 하는데 필요한 주식을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국민연금 측은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보유 주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공적자금인 국민연금이 공매도 세력에게 주식을 대여, 결국 개인투자자 피해를 키운다는 비판을 피하긴 힘든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번 한미약품 사태에서도 대규모 주식대여 계약을 체결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4만3000주의 한미약품을 기관투자가에게 대여했으며, 이 가운데 3만1000주가 악재 공시 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한미약품 공매도 사태로 인한 파장이 커지면서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 행태에 대한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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