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6일 시한 요구서 전달…종로서장 유족 면담 요청
유족 측, "부검 불가…날짜만 바꾼 공문 무성의"
경찰이 고(故) 백남기씨 유족을 찾아 시신 부검에 관한 협의 요구를 하면서 유족과의 면담을 요청하기로 했다. 이는 백씨 유족과 투쟁본부가 경찰의 부검 협의 3차 요구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백씨 유족 측에 부검 대표자, 일시, 장소를 통보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는 경찰이 유족 측에 요구하는 부검에 관한 4차 요구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요구의 시한은 오는 16일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오후 2시 종로서장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직접 방문해 유족과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며 "부검을 위한 협의에 응할 것을 설득하고 4차 협의요청 공문을 전달할 예정이다"라고 했다.
이날 백씨 유족과 투쟁본부는 경찰의 부검 협의 3차 요구도 거부했다.
경찰은 부검에 관한 일정과 장소, 대표자 선정에 관한 유족 측 의견을 12일까지 전해줄 것을 요구했던 바 있다. 앞서 경찰은 4일과 9일을 각각 기한으로 두 차례 같은 내용을 알려줄 것을 유족 측에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백씨 유족과 투쟁본부는 입장 발표문을 통해 "부검을 전제로 한 협의에는 응할 수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아버지를 돌아가시게 한 이들 손에 시신을 다시 맡길 수 없다는 유족의 의사도 확고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은 똑같은 협조 요청 공문에 날짜만 바꿔 보내고 있으면서 외부에는 최대한 대화하고 설득하며 이해를 구한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참고 목적으로 영장 전문을 공개해달라고 했으나 이마저도 거부하면서 긴밀한 협의를 하자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과 경찰이 부검을 고집한다면 우리는 사인을 바꿔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유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장 집행을 강행하려 한다면 이를 제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