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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 트럼프, '#낫오케이' SNS 운동 촉발

입력 2016-10-11 18:34

SNS 상에서 '첫번째 성추행 피해' 경험 공유 운동
사흘 만에 2700만명 여성이 '나의 경험' 공개
"트럼프같은 세상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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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상에서 '첫번째 성추행 피해' 경험 공유 운동
사흘 만에 2700만명 여성이 '나의 경험' 공개
"트럼프같은 세상 바꿔야"

음담패설 트럼프, '#낫오케이' SNS 운동 촉발


"자세하게 말하고 싶진 않지만, 난 겨우 12살이었고 그 사람은 감옥에 갔어."(에밀리 윌링엄), "그 남자는 집까지 데려다준다고 한 뒤 구강성교를 하라고 협박했지. 난 14살이었어."(사샤 스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가 일상에서 성적으로 학대당하고 있는 여성들의 저항운동을 촉발하고 있다. 물론 의도한 일은 아니다.트럼프의 음담패설은 성적인 모욕과 희롱, 또 다른 방식의 학대를 견뎌 온 생존자들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음담패설, 이른바 '라커룸 토크(lockker room talk)'에 자극받은 여성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낫오케이(#notokay)'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성추행·성폭행 피해 경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시작은 파워 트위터리안으로 꼽히는 작가 켈리 옥스퍼드였다. 지난 7일 밤 7시48분에 12살 때 버스 안에서 성추행 당한 경험담과 함께 "첫 번째 추행 경험을 말해달라"는 트윗을 올렸고 분당 50여개에 달하는 답변을 받았다.

페이스북 페이지와 트위터 피드는 의사, 피아노 선생님, 사진작가, 낯선 사람 등 다양한 남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자들로 넘쳐났다.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면서 주말 내내 관련 트윗이 쏟아졌고, 10일 오후까지 2700만 명이 옥스퍼드의 질문에 솔직하게 답했다.

여배우 앰버 탬블린은 인스타그램에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전 남자친구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내가 마치 자기의 소유물 혹은 쓰레기인양 클럽 밖으로 끌고 나갔다"고 썼다.

'#낫오케이' 운동은 여성폭력 반대행진인 '테이크 백 더 나이트(Take Back The Night)'의 SNS 버전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사실 미국 공인들의 성적으로 부도덕적인 발언과 행동은 트럼프가 처음이 아니다. 성추문에 휩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나, SNS로 자신이 속옷만 입고 있는 사진을 여성에게 보내고 이른바 '섹스팅'을 한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 등이 선례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음담패설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이유를 발언의 현실성에서 찾았다. 단순히 공화당의 대선 후보여서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여자들이 직면하는 폭력을 일상적인 어투로 말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10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이러한 발언을 우리끼리 하는 얘기, 즉 '라커룸 토크'라고 치부한 점이 여성들의 분노를 더 촉발했다고 지적했다.

LA에 사는 질 갤런스타인은 페이스북에 "늘 그렇게 해 왔고, 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 한다"며 "'라커룸 토크'라는 단어가 이를 설명한다"고 썼다.

시카고에 사는 줄리 오펜하이머는 "13살 때 예배당 수위한테 키스를 당한 건, 다른 사람들이 당한 일에 비하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그 결과 우리는 이런 폭력이 비일비재한 '트럼프 같은 세상'에 살게 됐다"고 말했다.

전미 여성기구의 소니아 오소리오는 트럼프가 2차 토론장에 빌 클린턴으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자들을 대동한 것에 대해 "내 행동이 다른 남자의 행동보다 낫다고 말하는 장면은 꽤나 슬펐다"며 "트럼프가 이런 심각한 이슈를 우연히 조명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젊은 페미니스트 단체인 서드 웨이브의 공동 설립자 에이미 리처드는 "많은 피해자가 트럼프의 말과 행동이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한다"며 "'우리 삶의 도널드 트럼프들'에게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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