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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기테이 손?…손기정의 '잃어버린 이름'

입력 2016-10-11 18:48 수정 2016-10-1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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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 Talk쏘는 정치 > 강지영입니다. 자, 오늘(11일) 설민석의 역사 강의가 아닌 강지영의 역사 강의 2편을 준비해 봤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 손기정 선수 잘 아실 겁니다. 당시 베를린 올림픽은 히틀러의 나치 치하에서 치러졌기 때문에 이른바 아리안 인종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는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않았던 아시아인, 그것도 독일의 우방국인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이 우승을 하면서 나치마저도 감동케 했다고 합니다.

자, 그 유명한 일장기 말살사건이 여기서 등장합니다. 다들 이 사진 기억나시죠? 우승자였지만 손기정 선수는 환호하거나 기뻐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고 가슴에 새겨진 일장기를 가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옷에 새겨진 일장기를 지운 채 신문에 올린 조선중앙일보는 폐간되고, 동아일보는 무기한 정간을 당했습니다.

[앵커]

정말 가슴아픈 우리 역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왜 고 손기정 선수 이야기를 왜 강지영의 톡쏘는 정치에서 하는 겁니까?

[강지영 아나운서]

네, 문제는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여전히 고 손기정 선수의 국적이 일본, 이름은 기테이 손으로 표기돼 있기 때문입니다. IOC는 손 선수의 약력을 바로잡아 달라는 대한체육회의 요청을 일부 받아들여서 당시가 일제강점기였다는 설명을 추가했지만 국적과 이름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고 손기정 선수의 대한민국 국적 및 한글 이름 표기 촉구를 위한 결의안을 발의했는데요, 그 배경을 김성태 의원에게 직접 들어봤습니다.

+++

Q. 마라톤을 좋아하시는지?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 네. 제가 한 5년 전까지만 해도 매주 10㎞씩 뛰었습니다. 풀 코스까지는 제가 못 합니다, 하프까진…]

Q. 손기정 선수 국적회복 관련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다고 들었는데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 아직까지 손기정 선수는 대한민국 선수로서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 우승을 한 선수가 아니라 기테이 손, 일본 선수로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로 IOC에는 기록되고 있죠, 참 아픈 역사의 현실이… 손기정 선수 국적 회복을 위한 국회 특별결의안을 제출했는데 그게 좀 시간이 걸리네요.]

Q. 국회에서 통과되면 잘 될까?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 그렇습니다. 국정 감사 이후에는 이제 각 상임위 차원에서 법안 심의는 상임위 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별결의안도 심의가 되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IOC에서 충분하게 논의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이 대목에서 일본이 계속해서 손기정 선수를 일본인이라고 끝까지 주장할 수 있을 것인지… 그것도 저는 이제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손기정 선수와 인연?
[김성태 의원/새누리당 : 제가 1980년대 초에 사우디 건설 현장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서 일할 때 일본 엔지니어 한 분께서 자랑스럽게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영웅, 손기정 선수… 그때 기테이 손, 기테이 손 이렇게 자랑하는… 그때 손기정 선수를 제가 알고 손기정 선수는 한국인이다, 그런데 일본 선수라고, 그때 무슨 한국이 있었냐, 그래서 상당히 그때 쇼크를 많이 받았었죠.]

+++

[앵커]

김성태 의원이 중동현지에서 일한 건설노동자 출신이었군요. 어쨌든 고 손기정 선수의 안타까운 상황을 듣고 의원이 돼서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군요.

[강지영 아나운서]

네, 그리고 일장기 대신 태극기를 단 고 손기정 선수 동상이 베를린 시내에 설치될 전망인데요. 정부간 협상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80년전에 풀지 못한 한을 이제야 풀게 된 셈이죠.

1992년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 선수가 마라톤 금메달을 땄을 때 고 손기정 선수는 마치 자신이 우승한 것처럼 기뻐하며 오늘은 내 국적을 찾은 날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고 손기정 선수의 이름과 국적을 회복하도록 국회가 더욱 힘을 써주면 좋겠습니다.

[앵커]

자랑스러운 영웅 고 손기정 선수가 아직도 IOC엔 일본 국적으로 돼 있고 일본 이름으로 돼 있다는 사실 정말 안타까운 얘기지요.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서 지금이라도 기테이 손이 아닌 손기정 선수의 자랑스러운 이름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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