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서 굴러가는 것 같다, 전경련과 함께 우리 기업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총의 박병원 회장이 지난해말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회의에서 한 말이라고 합니다. 재단 관계자들도 모르게 급하게 두 재단에 대한 해산 결정을 내려버린 전경련은 기업들의 자발적인 모금이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죠.
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6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173차 회의.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위원 자격으로 이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박 회장은 회의 직전에 포스코 사회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석했고, 포스코가 미르재단에 30억원을 내기로 결정한 걸 언급했습니다.
그런 뒤 문화예술위 참석자들 앞에서 미르재단 강제 모금의 부당성을 비판했습니다.
박 회장은 "기가 막힌 일"이라며 "대기업들의 발목을 비틀어서 굴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대기업의 자발적 모금이었다고 주장한 전경련 측의 해명과 미묘하게 어긋나는 발언으로 해석되는 대목입니다.
어제(10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에 의해 이 발언이 공개되면서 미르 재단 관련 의혹을 이어갔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이렇게 진행된 것이 어떻게 자발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까?]
정치권에서 파장이 일자 경총 측은 "박병원 경총 회장의 문화예술위 활동은 경총과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