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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샬라"…아랍어 한마디에 비행기서 퇴출

입력 2016-10-0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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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객기에 탑승했던 무슬림 승객이 아랍어로 전화통화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쫓겨나는 소동이 일어나 미국 내 반(反) 이슬람 감정이 극에 달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카이룰딘 마흐주미(26)는 지난 4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탑승한 사우스웨스트항공 여객기에 탑승한 뒤 삼촌에게 전화를 걸어 아립어로 "인샬라(Inshallah)"라고 말했다가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려야만 했다.

"인샬라"는 "신의 뜻대로"라는 뜻으로 아랍인들이 흔히 사용하는 인사말 중 하나다.

하지만 비행기에서 아랍어를 들은 한 여성 승객은 마흐주미를 위험인물로 신고했고, 순식간에 경찰들이 비행기에 들이닥쳐 그를 밖으로 끌어냈다.

마흐즈미는 "통화 중에 나를 쳐다보는 여성이 있었는데 그저 내가 큰 목소리로 전화하고 있는 것만으로 불쾌하게 여겼다고 생각해 빠르게 전화를 끊었다"라며 "갑자기 경찰들이 나에게 다가왔고 믿을수 없는 속도로 나에게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마흐즈미에게 순교 발언을 했다는 신고를 받았다며 "솔직하게 다 털어놓으라"고 그를 심문했다. 마흐즈미는 "자신이 순교에 대한 말은 일절 하지 않았고, 인샬라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요즘같은 세상에 어디서 감히 아랍어를 쓰냐"며 그를 다그치기만 했다.

마흐즈미는 결국 장시간의 심문과 소지품 검사 후에 지갑가지 압수된 상태로 풀려났다. 그는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유의 땅인 미국은 자국 규칙 조차 지키지 않는다"라며 "이렇게 까지 모욕을 당했다는 게 믿겨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마흐즈미는 2010년 공식적으로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는 버클리 대학을 졸업하고,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저녁식사를 같이 했을 정도의 모범생이다.

그는 사우스웨스트항공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오히려 "아랍어를 쓴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가 말한 내용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승객의 신고를 받고 프로토콜을 따른 것 뿐"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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