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풍 '차바'가 엄청난 피해를 안긴 울산과 경남 일대에 또다시 큰 비가 예보됐습니다. 울산은 태풍 피해 복구가 이제 막 시작됐는데요. 다시 폭우 예보가 나와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울산 태화시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구석찬 기자, 벌써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는 것 같은데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은 계속 진행 중인 거죠?
[기자]
네. 제가 있는 이곳 울산 태화시장엔 오후 늦게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요.
빗속에서도 복구 작업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7일)도 군인과 경찰,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1000여 명이 비옷을 입고 쓰레기를 치우거나 양수기로 물을 빼고 있는데요. 워낙 피해가 크다보니 작업을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상황입니다.
태화시장을 중심으로 한 이 일대 병원과 은행, 상가는 결국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오늘 밤부터 내일까지 최고 100mm의 폭우까지 예보돼 주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졌습니다. 주민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죠.
[이천숙/울산 태화시장 상인 : 잠을 자겠어요? 어제 하루 그만큼 물난리 났는데 또 비가 금방 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자겠어요.]
[앵커]
이미 전해드린 것처럼 울산 지역 특히 침수 피해가 예상보다 훨씬 컸는데, 그 이유가 혁신도시 배수로 때문이다, 이런 지적이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 곳 태화시장 1km 위엔 울산 혁신도시가 있는데요.
혁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저류조와 배수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저지대인 태화시장이 물 웅덩이로 변했다는 게 울산대 한삼건, 조홍제 교수 등 토목전문가들의 주장입니다.
인근 유곡천과 연결된 저류조는 시간당 76mm의 비가 내릴 때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태풍 때 시간당 130mm 넘게 내린 겁니다.
또 유곡천을 복개하면서 매설한 우수관로의 용량이 턱없이 작았던 것도 침수를 유발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또 큰 비가 내린다는 건데, 주민들은 당연히 걱정을 할 수밖에 없겠죠. 비 비해 대책은 마련이 돼 있습니까?
[기자]
일단 울산시는 전 직원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며 긴급 복구와 주요 배수구 점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곳 중구와 동구, 울주군 등 5개 기초단체도 직원 절반 이상을 복구와 청소에 투입해 추가 피해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농민들과 관계기관 역시 주말에 내리는 비에 대비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습니다.
[앵커]
밤새 경남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린다는 건데, 어느 지역에 얼마나 더 오는 걸로 예보가 됐습니까?
[기자]
태풍 피해가 발생한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내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에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에는 시간당 30mm의 강한 비가 내리겠습니다.
그 밖의 남부지방에는 30~70mm, 충청에는 최고 60mm, 수도권과 강원에는 최고 20mm 안팎의 비가 내리겠습니다.
비는 내일 오후 대부분 그치겠지만 태풍으로 지반이 약해져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울산 태화시장에서 구석찬 기자가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