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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쏘는 정치] 억울한 옥살이…멕시코판 '집으로 가는 길'

입력 2016-10-07 19:47 수정 2016-10-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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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아나운서]

안녕하세요, 톡 쏘는 정치 강지영입니다. 방금 보신 영화 < 집으로 가는 길 >은 남편 후배에게 속아 마약운반책이 된 여성이 대서양 외딴섬에 있는 감옥에 갇힌 후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그린 영화인데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죠.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건이 멕시코에서도 벌어졌습니다.


여동생의 약혼자를 만나러 멕시코에 갔던 디자이너 양현정 씨가 여동생의 약혼자가 운영하던 노래주점 일을 도와주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멕시코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여종업원을 납치해 성매매를 시키고 돈을 갈취한 한국인 마피아로 몰린 겁니다.

이후 멕시코 검찰의 조사도 강압적으로 진행됐다고 합니다. 종업원들이 감금당하거나 매춘을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도 검찰은 조서에 서명을 강요했고 결국 양 씨는 멕시코 교도소에 수감됐습니다.

자칫 묻힐 뻔했지만 중앙일보가 지속적으로 보도하면서 우리나라에도 알려지게 됐습니다.

[앵커]

네, 저도 보도를 통해서 들었는데, 그런데 이 과정에서 멕시코 영사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죠?

[강지영 아나운서]

그렇습니다. 당시 양 씨와 함께 조사를 받고 풀려난 한국인 종업원들이 우리 정부에 탄원서를 보냈는데요, "허위진술 거부하면서 버텼는데 영사가 나중에 2차 진술서를 만들어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준다고 약속했으니 서명부터 하라고 해서 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진술서는 그대로 증거자료가 됐고 양 씨는 구속수감되고 말았습니다. 이 문제가 한인사회에서 이슈가 되자 이 모 영사는 인터넷에 해명의 글을 올렸는데 이것이 오히려 논란을 키웠습니다.

양 씨의 혐의가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강제로 일 시키고 돈 안 주고 착취하는 중범죄인' '이 중범죄자에게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요청하나'라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겁니다.

네, 그래서 외통위 국감에서도 이 문제가 이슈가 됐는데요, 재외공관 국감을 위해 멕시코에 가 있는 외통위 의원들도 이 문제를 제기했고, 양현정 씨를 직접 면회도 했다고 합니다. 멕시코 현지에 가 있는 설훈 의원에게 자세한 내용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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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만나셨다던 양현정 씨의 상황이 어떤가요?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 : 양현정씨가 간염 보균자인데 복수가 차오르고 있다고 하거든요. 아주 안 좋은 상태인 것은 확실한 것 같고… 멕시코 교도소가 엄청나게 열악한 상태이고 상상을 못할 정도로 열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양현정 씨가 몇 번 죽으려고 그랬대요. 저도 뭐 감옥살이를 오래 했습니다만 비교가 안 될 정도예요. 일제시대 감옥도 그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가지고…]

Q. 현지 국감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영사관 쪽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하던가요?

[설훈 의원/더불어민주당 : 사과를 했고 처음에 영사가 초동대응을 잘못 했다, 이렇게 국감장에서 정황 브리핑을 했고 그리고 제가 직접 양현정 씨를 만나 보니까 이건 100% 문제예요. 본인은 뭣도 모르고 그냥 1월부터 지금까지 감옥을 살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 억울함이 하늘을 찌르는 거죠.]

+++

사실 그동안 양 씨의 건강 상태는 알려진 것이 없었는데요, 설 의원의 전달로 저희가 국내 언론 중에 처음으로 알리게 된 셈인데 일단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것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조만간 풀려날 것으로 보이지만 양 씨의 건강이 극도로 안 좋아, 제대로 된 치료가 시급하다고 합니다.

[앵커]

양 씨의 건강이 제일 큰 걱정이 아닐 수 없는데요, 아까 현지에 가 있는 설훈 의원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영사관도 초동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을 했군요. 그런데 전에도 이런 유사한 일들이 여러 번 지적되지 않았습니까?

[강지영 아나운서]

그렇습니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재외국민 체포 구금 사실을 재외공관이 인지한 사건이 2968건 중에 영사면회가 이뤄지지 않은 사건이 무려 1275건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됐다는 겁니다. 결국 재외국민이 가장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줘야 할 재외공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다못해 죄를 저질렀어도 해외에서 구금될 경우 우리나라 재외공관이 최대한 노력해야 하는 상황인데 억울하게 하루아침에 감옥에 가게 된 양 씨는 건강까지 악화된 상황이니 정말 재외공관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앵커]

구구절절 옳은 얘기입니다. 일반화하기는 어렵겠지만요, 우리 공관들은 이른바 높으신 분들 의전에만 신경 쓰고 자국민 보호엔 무신경하다는 지적이 참 많이 나왔잖아요.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재외공관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더욱 고민하길 바랍니다. 강지영 아나운서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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