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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장이 거대한 폐차장으로'…태풍 차바에 주민 '울상'

입력 2016-10-0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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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주차장이 거대한 폐차장으로'…태풍 차바에 주민 '울상'


'아파트 주차장이 거대한 폐차장으로'…태풍 차바에 주민 '울상'


"여기 좀 보소. 여가 폐차장이지, 누가 여길 아파트 주차장이라 하겠능교."

제 18호 태풍 '차바(CHABA)'가 휩쓸고 간 6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반천 현대아파트. 한 주민이 주차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이 아파트 주차장은 거대한 폐차장을 연상케 했다.

아파트 입구는 견인돼 나오는 차들로 가득차 있었고, 아파트 앞으로 펼쳐진 논두렁 곳곳에는 차가 뒤집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아파트 안에서는 수십여 명의 경찰들이 나오는 차와 들어가는 차를 통제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경찰은 아파트 입구에 주차된 순찰차 앰프방송을 통해 "침수 피해를 입지 않은 차량은 아파트 밖으로 빼달라"고 했다.

아파트 주차장은 마치 전쟁터와 흡사했다. 물이 성인 남자 무릎까지 올라와있고 차량들은 모두 파손되고 물에 떠다니고 있었다. 하수구 냄새가 진동을 했고 드문드문 가스냄새가 올라오기도 했다.

피해복구를 위해 펌프차량이 지하주차장에 있는 물을 지상으로 끌어올리면 군 장병들과 경찰들이 삽과 빗자루를 들고 배수구 쪽으로 퍼날랐다.

아파트에서는 식수공급을 받으러 관리사무실로 오라는 방송이 계속해서 울렸다. 관리사무실 앞에는 '물은 관리사무소와 동 뒤편에서 받아가세요', '전기는 아직 안된다고 합니다'라는 안내글이 붙어있다.

식수공급을 받으러 나온 주민들은 집에서 콘센트를 들고 나와 긴급전기를 이용해 휴대폰 충전을 했다. 그 와중에도 넋을 잃고 피해 복구 작업을 바라만 봐야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20년을 넘게 이 곳에서 살았는데 이런 사태는 처음 본다". "태풍 '매미'가 왔을 때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입을 모았다.

주민 이모(64·여)씨는 "전기를 쓰지 못하고 물도 나오지 못한다"며 "피해 복구가 될 때까지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군인들이 붕괴된 도로의 땅을 삽으로 다져서 도로를 정비했다.

오전 11시 대한적십자사 울산지사와 이친구사랑나누기 등 봉사단체 400여명이 아파트 입구와 뒤편에 급식소를 마련해 주민들의 점심을 준비했다.

이친구사랑나누기 관계자는 "울산에서 이런 일이 나자마자 긴급지원을 결정했다"며 "피해 주민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게 많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오후 12시 황교안 국무총리가 신장열 울주군수의 안내로 아파트에 들어서자 입주민 한 명은 "자연재해지만 주민들에게 필요한 건 피해 보상"이라며 "정부차원에서 특별재난구역으로 지정해 빨리 복구시켜달라"고 부탁했다.

황교안 총리는 "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해 빠른 시일 내 피해 조사를 마무리하고 복구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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