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경찰청장, 백남기 유족에 애도…"조문도 검토"

입력 2016-10-06 19:24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오늘(6일) 이철성 경찰청장이 백남기씨 유족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경찰 수장이 백씨 유족에게 애도를 표한 건 처음이죠. 오늘 경찰청 국감은 이 청장의 애도 발언으로 훈훈하게 시작했지만, '백남기 사건' 또 '우병우 수석 아들 특채 의혹' 등 현안 질의가 이어지면서 부터는 결국 여야간 정쟁으로 흘러갔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선 경찰청 국정감사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이철성/경찰청장 : 먼저 지난 9월 25일 운명을 달리하신 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시작은 훈훈했습니다. 오늘 열린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백남기씨 사망 사건에 대해 애도의 뜻을 나타냈기 때문입니다.

전임 강신명 경찰청장이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던 데서, 진일보한 입장을 나타낸 겁니다. 유가족을 조문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표창원 의원/더불어민주당 : 혹시라도 가능하다면 조문을 좀 가주셨으면 하는 그런 부탁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이철성/경찰청장 : 하여튼 뭐… 여·야 의원님들과 함께 가는 거라면 신중히 검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의 비판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어쨌든 저렇게 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이면서 국감은 차분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의 '코너링'이 또 다시 등장하면서, 차분한 분위기는 단숨에 바뀌고 말았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 우병우 이제 수석 아들…최근에 코너링이 아주 우수해서 경찰청 차장의 운전병으로 발탁이 됐다, 이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만, 우리 청장님이 이상철 차장이시라면 코너링을 잘하는 그런 운전병을 쓰시겠습니까?]

[이철성/경찰청장 : 그 표현이 좀…표현상의 문제로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사실 운전병은 기본적으로 운전 실력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운전을 잘하는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차를 타고 다니면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운전을 가장 잘하는 사람을 뽑았다는 표현을 아마 그렇게 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경찰청이 "우 수석 아들의 코너링 실력이 좋아서 채용했다"고 설명한 것을 이 청장이 다시 해명한 대목입니다. 나름대로 해명은 한 것 같은데, 가만히 따져보면 그 얘기가 그 얘기입니다.

제가 어제 회의에서 코너링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지니까, 방송이 끝나고 몇몇 경찰들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코너링이 좋았다는 건 운전실력이 좋았다는 뜻이지, 카레이싱 기술을 뜻하는 건 아니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설명대로라면, 이 청장이 '운전 잘 하는 사람을 뽑았다'고 한 것도 결국엔 '코너링이 좋아서 뽑았다'는 것과 같은 얘기가 되는 셈입니다. 이 청장이 "표현상의 문제였다"고 해명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청장이 "젊은 사람들이 운전을 잘 못 한다"고 한 발언은 좀 따져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멀쩡하게 운전 잘 하고 다니는 20대 운전자들을 도매급으로 '운전 미숙자'로 만든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청장은 임명 당시 음주운전 경력이 문제가 됐던 분인데, 운전 실력을 말씀하시니 뭔가 좀…아무튼, 우 수석 아들 채용 과정을 해명하기 위해 이 청장이 무리한 일반화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 수석 아들의 특채 의혹은 의무경찰 선발 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로도 이어졌습니다. 오늘 국감에선 경찰 고위 간부 자녀의 절반 이상이 의경으로 복무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총경 이상 고위직의 아들 79명이 군 복무 중인데, 이 가운데 40명, 그러니까 53%가 현재 의경으로 복무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매년 전체 군 입영자 수가 25만명이고, 의경 선발 인원이 1만5000명 수준이기 때문에 선발 비율은 6% 정도 됩니다.

그런데 경찰 고위직 자녀는 절반 이상이 의경에 복무하고 있는 겁니다. 의경 선발은 공개 추첨을 통해서 이뤄지는데, 경찰 고위직 아들들이 모두 '신의 손'인지는 모르겠지만, 선발 과정에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용호 의원/국민의당 : 절반 정도가 의경으로 간다는 것은 이게 납득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 아들도 사실 의경에 한 5번 지금 지원했다가 떨어졌어요.]

[이철성/경찰청장 : (이건 제도 개선해야 합니다.) 네. 명확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국감에선 야당이 발의한 '백남기 특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자리로 돌아가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얼마나 많은 다툼 뒤에 우린 비로소 뉘우칠 수 있을까' (다툼/이적)

이적의 '다툼'이란 노래입니다. 국정감사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정부의 잘잘못을 다투는 자립니다. 하지만 취재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오늘 경찰청 국감도 그랬지만, 여여의 다툼이 소모적인 정쟁으로 흐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이철성, 백남기 유족에 애도…"조문도 검토" >

관련기사

이철성 경찰청장 "백남기씨 명복 빈다…조문도 검토" 경찰청장 "백남기 사건 초기 보고서 파기" 발언에 야당 발끈 야당 내부에서도 "백남기 특검 사실상 불가능할 것" 정진석 "백남기 특검안, 절대 본회의 처리 안돼"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