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희 뉴스룸은 지난주부터 사망진단서 문제에 집중해왔는데요. 언뜻 보시기에 '병사'냐 '외인사'냐가 무슨 차이가 크게 있겠느냐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또 어제(3일) 서울대특별조사위원장은 "병사든 외인사든 아무튼 부검은 해야 한다" 이런 입장도 개진했는데,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결국 병사냐 외인사냐 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점이 있는 것은 틀림이 없다는 게 많은 사람의 의견입니다. 즉,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책임자를 가려서 처벌하는 문제와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이지요.
김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백남기씨가 쓰러진 지난해 11월 영상을 보면 물대포에 맞아 그대로 쓰러지는 모습이 나옵니다.
[백선하 과장/서울대 신경외과 : 뇌 기저부에 광범한 골절 소견이 관찰됐습니다. 뇌를 심하게 압박하고, 응급수술을 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물대포로 쓰러졌고 그 때문에 두개골 골절과 뇌출혈이 왔기 때문에 사인은 외인사가 맞다는 게 대다수 의사들의 견해입니다.
서울대 사인 특별조사위원회도 그렇게 밝혔습니다.
[이윤성 위원장/서울대병원 특별조사위원회 : 저보고 쓰라고 그랬다면 외인사로 썼겠습니다.]
외인사라고 기재된다면 백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외부요인이 뭔지,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가리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물대포를 쏜 사람이 누구인지 규정은 지켰는지, 현장 책임자와 최종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밝혀져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사망원인이 병사라고 돼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의 수사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백씨와 비슷한 경우에 사인이 병사라고 기재됐다, 법원까지 가서 외인사가 인정된 사례도 있습니다.
2014년 3월 자신의 집에 침입한 절도범 김 모 씨를 때려 숨지게 한 최 모 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씨가 폐렴으로 사망했다고 진단서에는 적혀 있지만 법원은 폭행으로 인한 외상이 원인이 됐다며 외인사를 인정한 겁니다.
때문에 서울대병원이 외인사라는 결론을 내리고도 병사라고 기재된 사인을 바꾸지 않는 건 향후 진상규명 절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