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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국감 복귀' 새누리당, '투쟁' 성적표는 낙제점

입력 2016-10-04 18:55 수정 2016-10-0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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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4일)부터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참여하면서 국회가 정상화 됐습니다. 하지만 여러가지 뒷말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죠. 특히 이정현 대표가 단식 농성까지 벌이면서 주도했던 '7일간의 투쟁'의 성과를 놓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국감 보이콧'이라는 초강수를 뒀던 새누리당의 '투쟁'성적표를 따져보겠습니다.

[기자]

"자칫하다가는 정말 사고나요. 강제로라도 옮기세요. 고집 그만 피워요. 응? 고집피우지 말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 이정현 단식농성장 방문 (지난 2일))

"고집 좀 그만 피우시라." 지난 2일, 2번째로 이정현 대표를 찾은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의 이 한 마디는 결정적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김 수석이 다녀가고 5시간 만에 단식을 중단했습니다. 마비됐던 국회는 그렇게 정상화 됐습니다.

사실 여당 반장 입장에서 지난주 내내 답답했습니다. 마땅한 출구가 안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대통령 뜻이 전달된 뒤에 이 대표가 단식을 철회하는 걸 보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허망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쨌든 국회는 정상으로 돌아왔고, 한 번쯤 지난 사태를 꼼꼼히 평가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이정현 대표의 '7일간의 투쟁' 성적표를 따져보겠습니다. 제 마음대로 매긴 건 아니고, 국회 관계자들과 정치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종합한 결과라는 점,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 '국영수'죠? 그래서 이 대표의 성적표도 '국영수'로 나눠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먼저, 국, '국정' 과목입니다. 성적은, 죄송하지만, 최하점 'F'입니다. 집권 여당 대표의 단식 농성으로 국정은 올스톱 됐습니다. '반쪽' 국정감사로 국회의 기능도 마비됐습니다. 지난 7일간의 투쟁이 국정 문제에 있어선 낙제점을 면하기 힘들다는 게 대다수 정치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국정을 내팽개친 여당이자 정치 세력이라는 여론의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런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도 자숙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 의회민주주의 원칙을 세우기 위한 정당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그러나 집권 여당이 꼭 그런 방식으로 했어야 했느냐는 국민적 지적은 겸허하게 수용하겠습니다.]

다음은 영, '대통령'이란 과목입니다. 아마도 이정현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쓴 과목일 것 같습니다. 이 과목의 성적은, 예상대로군요. 최우수, 'A+'를 받았습니다.

이 대표의 단식 농성으로 대통령이 부담스러워 할 만한 이슈에 대한 여론 주목도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좀 자세히 따져보겠습니다.

단식 닷새째 되던 날, 전경련이 미르 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해산하고 새로운 통합재단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증거인멸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단식 정국'에 묻히고 말았습니다.

같은 날, 검찰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땅거래 의혹에 대해 사실상 무혐의 처리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날은 또 국방부가 성주골프장으로 사드 배치를 확정 발표했지만, 국회 파행으로 정치적 논란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각종 의혹과 정쟁으로부터 대통령을 보호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 대표의 단식 투쟁은 '최우수' 성적을 거둔 셈입니다.

마지막 과목은, '수', 여권 수장이란 과목입니다. 이 과목의 성적은 하위권 'D' 정도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입니다. 이번 투쟁 기간 동안 여권 수장인 이 대표의 리더십은 작지 않은 상처를 입었습니다.

강성 친박계에 휘둘리면서 리더로서의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특히 지난달 28일 이 대표가 "국감 복귀"를 지시했지만, 거부당한 게 대표적입니다. 당시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집권 여당 대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서청원 의원 /새누리당 (지난달 28일) : 오늘 이정현 대표가 오늘 타이밍을 잘못 잡은 거야. 타이밍은 오늘이 아니에요. 정치 그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잘못된 거지, 이정현은.]

친박계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도 "실패한 투쟁이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강경 투쟁으로, 정세균 의장의 운신 폭이 오히려 좁아졌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국회의장의 중립성 논란을 부각했다는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줘야 한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나도 내가 진짜로 해낼 줄은 몰랐었어
이렇게나 멋지게 해낼 줄은 몰랐었어
너도 내가 진짜로 해낼 줄은 몰랐겠지만
더 이상 예전에 니가 알던 내가 아니야'

장기하와얼굴들의 '뭘 그렇게 놀래'라는 노래입니다. 이정현 대표의 '투쟁' 성적표는 낙제점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대표 본인은 "해냈다"고 자평할 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대통령 보호'라는 과목에선 확실히 '최우수'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국감 복귀' 새누리,'투쟁' 성적표는 낙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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