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양부모는 이 아이를 3개월 전부터 어린이집에도 보내지 않았습니다. 양부모는 말을 듣지 않는다, 식탐이 강하다며 학대를 했지만 선생님들에 따르면 예절도 바르고, 친구들과 선생님을 챙겨주는 아이였다고 하더라고요. 어린이집 행사 속에서 밝은 모습의 이 아이를 보면, 주변의 무관심 속에 쓰러져 간 아이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해집니다.
정해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무대 위 6살 작은 아이가 옆의 친구 손을 꼭 붙잡고 있습니다.
웃으며 하트를 그리고, 손가락으로 박자를 맞추며 빙 돌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밝아보이는 아이는 학대 끝에 숨져 발견된 주모 양이었습니다.
[어린이집 담임선생님 : 저희가 노래를 배우면 율동을 잘 만들었어요. (또) 작고 예쁘고 그래서 많이 챙겨줬던 것 같아요. 남자친구들이…]
주 양은 끔찍한 폭력과 학대에 시달렸지만 착한 아이였습니다.
친구들과 하는 역할극에선 항상 엄마 역할을 도맡으면서 친구들에겐 밥 그릇을, 선생님에겐 커피 받침대를 가져다 줬습니다.
양어머니는 식탐이 심해서 때렸다고 주장했지만 교사는 식사 예절이 바른 아이였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친구들, 선생님과의 즐거운 시간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양부모의 폭행이 심해지면서 지난 6월부터 어린이집에 올 수 없었습니다.
[어린이집 원장 : (얼굴에) 한 번 멍이 들어서 왔어요. 침대에서 떨어졌어요 하더라고요.]
아이의 고통은 커져 갔지만 어른들은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무언의 구조 신호를 끊임없이 보냈을 아이는 끝내 숨져 한줌 재로 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