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50여년의 내전을 끝내기 위한 콜롬비아의 평화협정이 국민투표에서 적은 표차로 부결됐습니다. 국민은 물론 평화를 원하지만, 전쟁범죄를 자백한 반군에 실형을 면해주도록 한 협정 내용에는 반대한다는 뜻을 나타낸겁니다.
김소현 기자입니다.
[기자]
불과 일주일 전, 4년 간의 협상 끝에 마주 선 산토스 대통령과 콜롬비아무장혁명군 FARC의 지도자.
이들이 평화협정에 서명하며 52년 전쟁도 마침표를 찍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투표자의 50.2%는 평화협정 반대를 택했습니다.
찬성 49.8%와는 6만표 정도의 차입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20%포인트에 달하는 격차로 가결이 점쳐진 것과 판이합니다.
반대표는 과거 반군의 공격이 집중된 지역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전쟁범죄를 자수한 반군 조직원에 실형을 면제해주는 협정 조항이 반발을 부른 겁니다.
투표율이 37%에 그친 것도 한 원인입니다.
카리브해 연안을 강타한 허리케인 '매슈'의 영향으로 찬성 여론이 높았던 지역의 투표율은 20%대에 머물렀습니다.
정부군과 반군이 당장 유혈 분쟁을 벌일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투표를 강행한 산토스 대통령엔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 합니다.
반대파의 주장대로 평화협정 재협상이 이뤄질 지에 대해선 전망이 분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