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약 성분이 든 다이어트 약이 남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의사 처방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진단도 않고 요구하는대로 주는 병원이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선 대리 구매까지 성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백일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의 한 약국. 이 약국은 마약류인 펜터민이 든 식욕억제제를 지난해 190만 개, 2014년도엔 140만 개나 사들였습니다.
약국 바로 앞 J의원에서 그만큼 처방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J의원에 가 봤습니다. 살을 빼고 싶다는 말에 간단한 체지방 검사를 하고 피를 뽑더니 결과도 안 나왔는데 펜터민 성분 약을 처방해 줍니다.
이 약은 중독성 때문에 4주 이상 투약하지 말도록 식약처가 권고하고 있습니다.
병원 직원의 말은 다릅니다.
[병원 직원 : 길게 드시는 분들은 2, 3년 정도 드시는 분들 있고, 약 오래 드시는 건 걱정 안 하셔도 되거든요.]
역시 다이어트 약으로 유명한 서울 종로의 다른 병원.
의사는 키와 몸무게 등만 묻고 검사도 없이 마약류인 펜디메트라진이 든 약을 처방했습니다.
약국에선 부작용을 우려하는 기자를 오히려 부추깁니다.
[약사 : 이게 기본인데, 처음 시작할 때 이렇게 드시는데…]
이 약국에선 지난해 이런 약을 447만 개 구입했습니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장기복용하면 심장질환, 중추신경계 이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환자들은 이런 설명을 전혀 듣지 못합니다.
포털사이트 커뮤니티를 통해 불법인 대리구매까지 성행합니다.
이런 약을 오래 복용해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지만 병원들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