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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더 강경해진 여…이정현 '갈팡질팡 리더십' 논란

입력 2016-09-29 17:55 수정 2016-09-2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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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파행의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28일)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국감 복귀"를 제안했지만, 소속 의원들이 이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죠. 나아가 오늘은 정진석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릴레이 단식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정세균 국회의장을 형사고발 하는 등 대야 투쟁이 더 강경해지는 모습입니다. 이런 가운데 또 한편으로는 계파 간 균열음이 터져 나오는 등 당내 갈등도 격화되는 분위기죠.

오늘 여당 발제에서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는 새누리당 상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정세균 의장 사퇴 관철 위한 새누리당 당원 규탄 결의대회 (어제) : 제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국민 여러분, 저에게 지혜를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의 뜻에… 내일부터 우리 새누리당은 국감에 임해주십시오.]

어제 이정현 대표가 눈물을 흘리며 호소했습니다. 그리고 이 발언 직후 이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렇게 강한 포옹까지 했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뭔가 감격스런 장면인데, 사실 저 때 정 원내대표는 굉장히 당황했다고 합니다. 이 대표가 아무런 상의도 없이 "국감 복귀"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정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했습니다. 그리고 이 대표의 "국감 복귀"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지도부의 엇박자에 당내에선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어제 소동이 있었지만, 그래도 바뀐 건 없습니다. 이 대표는 단식을 계속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오늘 주요 일간지에 이렇게 정세균 의장을 규탄하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국감 보이콧'은 오늘도 계속됐고, 정 의장을 형사고발 하는 등 투쟁은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대표의 리더십에 상처가 났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돌발 제안으로 당내 분란만 일으켰다는 겁니다. 그래서 시간을 한번 되돌려 보겠습니다. 이 대표가 취임 당시 제시한 리더십이 잘 실현되고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2일 전, 그러니까 지난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입니다. 이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이런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달 9일) : 지금 이 순간부터 새누리당에는 친박, 비박 그리고 그 어떤 계파도 존재할 수 없음을 선언합니다.]

"계파는 없다." 죄송하지만, 이 말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파행 사태를 두고 계파 갈등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어제 긴급 의총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원들이 전한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해봤습니다.

이장우 새누리당 최고위원 "대표가 혼자 단식을 하는데 여러분은 내일 국감 해라 이런 지시를 따라서야 되겠습니까?"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 "정세균 의장의 전략에 우리가 말려들고 있어요. 129명 의원이 정 의장 한 사람과 싸우며 만신창이가 되고 있다고요."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만날 중진 찾으면서 이 대표 마음대로 하고 말이지… 이게 뭡니까, 창피해서…"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국감은 들어가고 정 의장 출근저지를 하든 투쟁 강도를 높이면 되는 것 아닙니까. 국민 여론이 너무 안 좋아요."

사실 "국감 복귀"는 비박계의 주장이었습니다.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하자, 친박계 의원들이 들고 일어나 "국감 보이콧"을 고수하면서 갈등이 격화됐습니다. 다시, 전당대회 당시로 돌아가봅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달 9일) : 민생부터 챙기겠습니다. 모든 답은 현장에서 찾겠습니다.]

네, "민생부터 챙기겠다"고 한 이 말씀. 이것 역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는 민생 현장을 떠나 사실상 국회 파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는 동안 민생은 골병이 들어가는 중입니다. 다음 발언은 더 중요합니다. 대표 취임 당시 이 대표는 이런 포부도 밝혔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달 9일) : 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지키고, 대한민국 국민을 지키고 이것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존재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요, '안보 정당'을 자처하는 새누리당 대표는 마땅히 이래야죠.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지금 북핵 문제에 지진까지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같은 당 소속 국방위원장이 국감에 참석하겠다고 하자 사실상 감금까지 하면서 못 가게 막지 않았습니까. 이런 겁박까지 하면서 말이죠.

[정진석 원내대표/새누리당 (어제) : '난 죽어도 당론에 따를 수 없다.'라고 하면 그것은 무소속 정치를 하는 게 옳습니다.]

김영우 의원은 오늘 당론을 어기고 결국 국감에 참석했는데, 친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 다시 52일 전 전당대회로 돌아갑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달 9일) :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정치개혁을 이제부터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네, 분명히 '정치개혁'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누리당은 개혁은커녕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입니다. 대표가 단식투쟁을 하고, 집단적으로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는 모습을 '정치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이 대표가 민심을 볼모로 잡고, 국회의장과 정치적 목숨을 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오늘은 '정세균 방지법'이란 칼을 새로 꺼내들기도 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국회의장의 중립 의무를 완전히 명문으로 하는 '정세균 방지법'이 저는 훨씬 더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어제 말했던 건 까먹어. 오늘은 또 다른 이야기. 난 니 말이 화나 말이 화나 너무 화나 예'

이정현 대표가 취임 때 밝혔던 거창한 포부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금 나오는 노래는 킹스턴루디스카의 '니 말이 화나'라는 노래입니다. 길게 말씀드릴 것도 없이, 딱 지금 민심의 목소리인 것 같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더 강경해진 새누리…이정현의 갈팡질팡 리더십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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