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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도심 속 '거대 흉물' 된 버려진 고층건물

입력 2016-09-28 21:35 수정 2016-09-2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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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8일) 밀착카메라는 도시의 흉물이 돼버린 버려진 건물들을 둘러봤습니다. 지상 12층, 17층 이런 대형 건물들이 많게는 2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당장 주민들 안전이 걱정입니다.

고석승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내당동 지상 6층짜리 건물입니다.

16년 전 대형마트가 지었는데, 5년 만에 마트가 문을 닫으면서 건물만 남았습니다.

인근 시장상인들이 잠시 상가 건물로 이용해보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버려졌습니다.

굳게 닫힌 출입문 안쪽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오랫동안 닿지 않은 듯 낙엽과 쓰레기가 쌓여있고요.

또 한쪽 구석에는 이렇게 소변 자국에 악취까지 진동합니다.

관리가 안 되다보니 건물 앞 쉼터는 대낮부터 취객들 차지입니다.

[(가끔 여기서도 약주 드시고 하세요?) 왔는데 한가하니까 여기서 술 한잔 마시고 가려고 하는 거지.]

인근 주민들의 불만은 큽니다.

[인근 주민 : 이거는 폐허처럼 동네도 죽고 안 좋다니까. 이제 거의 10년 동안 이렇게 놔두면 안 되지. 좋아할 사람 누가 있겠어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신림역 사거리에도 버려진 고층 건물이 있습니다.

수년째 공사가 중단된 지상 12층 규모의 쇼핑몰입니다.

당초 2009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시공사의 부도와 법정관리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까지 공사가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인근 상인과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상권에 악영향을 준다고 주장합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 : 상권이 죽었지. 여기 장사가 (안돼서) 쪼르륵 있던 상점 다 없어졌잖아. 다시 (상권을) 복원할 수 있게끔 (건물을 마저) 만들어줘야 해.]

공사가 중단된 건물들은 이런 식으로 주변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2012년 공사가 중단된 인근의 한 대형 건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위험하게 철근이 곳곳에 튀어나와있고 찢겨진 공사장 가림막이 바람에 펄럭입니다.

신탁사 부도로 공사가 멈춘 뒤 4년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겁니다.

민원이 이어지지만 해당구청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서울 관악구청 관계자 : (개선) 계획이 있을 수가 없죠. 민간 건물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함부로 현장에 출입을 해서 한다거나 그럴 수도 없을뿐더러…]

건물 방치는 민간사업자들만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대구의 옛 운전면허시험장입니다.

건물은 칠이 벗겨져 흉하고 시험장에는 잡초가 무성합니다.

정문을 일단 막아둔 상태지만 2만1000㎡ 넓은 땅을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정문에서 몇 걸음 걸어 내려오다 보면 이렇게 옆쪽은 낡은 담뿐이어서 안으로 들어가기가 어렵지 않아 보이는데요.

실제로 이렇게 안쪽으로 드나들었던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땅값만 60억여 원이지만 경찰은 대책없이 묵혀두고만 있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 : 우리가 거기를 특공대 부지로 사용하려고 그랬는데 예산을 요구하면 부적격해서 자꾸 떨어졌던 거죠.]

경찰만 해도 이런 식으로 방치하고 있는 건물과 땅이 전국에 42곳이나 됩니다.

이렇게 버려진 건물들은 밤이 되면 더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깁니다.

20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고 있는 대구 복현동의 한 대형 상가건물입니다.

네온사인 간판으로 반짝이는 인근 건물들과 뚜렷하게 비교됩니다.

뭘하려는지 무단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 경고문과 함께 담까지 둘러쳐놓은 상태입니다.

인근 주민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김현지/대구 신암동 : 등하교할 때도 여기 길을 자주 다니는데 건물이 크다보니까 특히 밤에 너무 어두워서 무서운 것 같아요.]

깨져 있는 유리창 하나가 온 동네를 우범지대로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 일명 '깨진 유리창 이론'입니다.

도심 속 흉물처럼 방치된 건물이 도시 미관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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