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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안 통과부터 수용 거부까지…각 당의 속내는?

입력 2016-09-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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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장관 해임안, 청와대의 수용 거부 사태로 이어졌는데요. 정치부의 이화종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가보겠습니다.

이 기자, 지금 청와대 수용 거부 사태로 이어졌다, 이렇게 얘기했는데요. 박근혜 대통령의 오늘 유감 표명을 그렇게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네, 명시적으로 해임건의안을 거부한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해임건의안 거부로 볼 수 있는 뜻은 분명해 보입니다.

대통령은 우선 해임건의안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 이런 말을 했고요. 또 비유적으로 표현했는데 국무위원들에게 "신발끈을 동여매고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사실상 김재수 장관을 해임할 뜻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아까 여당에서는 분명히 이게 야당의 날치기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지만 헌정 사상 6번째 아닙니까? 장관 해임안이 가결이 된 게. 한 번도 정부에서 거부한 적이 없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수용 거부가 됐는데, 정부·여당에도 좀 부담이 되는 일 아닙니까?

[기자]

앞서 리포트에도 나왔지만 역대 5번의 해임건의안이 있었는데, 대통령들이 모두 결과적으로 수용을 했습니다.

지난 노무현 대통령 때 처음에 거부 의사를 밝히다가 나중에 수용을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그렇습니다.

야당은 "독재권력으로 불리던 박정희 대통령도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였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도 부담이 되는 대목인데요.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의 입장을 취하면서 예상보다는 표현이 덜 강경한데, 이런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새누리당은 지금 보신 것처럼 강력하게 반발을 하면서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단순히 해임건의안 가결된 것만 놓고 한 게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다음 주부터 국정감사인데요. 여권은 해임건의안 통과를 '대통령 흔들기' 혹은 '정치공세'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밀리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제기된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의혹이 여권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국감 파행이 여당으로서 손해가 아니다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국감 일정을 늦추거나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겠다는 분석도 있다는 거죠. 물론 여당이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야당 입장에서는 어떻습니까. 이게 여당에서 만약 그렇다면 야당에서는 이번에 밀어부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가결시킨 것, 성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현안에 대해서 당장 국회에서 따질만한 기회가 없어졌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기자]

네, 일단 이번에 해임건의안 처리로 야당의 힘을 과시했다는 점은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감 파행이 장기화된다면 야당으로서도 지금 미르재단 의혹이라든지,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런 문제제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특히 수권정당을 표방하는 더민주로서는 국회 파행에 대해서 더더욱 부담이 있습니다. 그래서 새누리당에게 민생국감을 포기하는 몽니를 부리지 말라고 빨리 국회로 복귀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새벽에 가결될 때 여러 가지 표 분석, 표 계산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가장 중요한 게 국민의당이 어떻게 나오느냐였는데. 사실 명확한 입장이 없다가 거의 찬성으로 돌아서지 않았습니까? 배경은 뭡니까?

[기자]

국민의당은 역시 제3당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했습니다. 처음에 야당의 해임건의안 상정이 본격화되자 발을 빼고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서 중재를 시도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그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말한 북핵 관련 발언으로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햇볕정책 관련 이야기였죠?)

박 대통령은 과거 진보 정권 당시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던 돈이 핵개발로 돌아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햇볕정책을 지지하는 국민의당을 자극한 것입니다.

결국 38명의 국민의당 의원 중에서 최소 28명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해임건의안을 가결시켰습니다.

[앵커]

햇볕정책을 반대하면서 호남을 굉장히 큰 기반으로 삼고 있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거기에 같이 동조할 순 없다, 이렇게 돌아선 거군요. 그러면 김재수 농림부 장관의 해임안이 왜 가결됐나, 해임안이 왜 들어갔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배경은 어떤 거였죠?

[기자]

일단 김재수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특혜 의혹을 받았습니다. 결국 부적격으로 인사청문보고서가 올라갔지만 대통령은 또 임명을 강행했습니다.

그런데 임명 직전 김재수 장관이 대학 모교 SNS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국회 청문회에서 온갖 모함, 음해, 정치적 공격이 있었다", "시골 출신 지방 학교를 나온 '흙수저'라서 나를 무시한 것이 분명하다"며 청문회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야권을 자극했습니다.

또 해임건의안 상정 이면에는 청와대에 대한 야당의 견제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최근 미르재단 의혹, 우병우 수석 문제 등이 정치적으로 민감한데 이런 현안에 대해서 청와대가 야당의 주장을 무시하자 야당으로서 여소야대의 힘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정치부 이화종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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