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1월 논란 끝에 담뱃세를 올리는 과정에서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2천억원대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싼 담배를 건강 해치면서 피우면서 결국 남 좋은 일만 했다는 건데요.
안태훈 기자입니다.
[기자]
말보로 담배를 생산하는 필립모리스와 던힐의 BAT코리아.
감사원은 이들 두 회사가 빼돌린 세금이 각각 1690여억원과 390여억원으로 2천억원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담뱃세는 제조장에서 담배를 반출할 때 냅니다. 지난해 1월 담뱃세 인상 전 세금은 한 값 당 1322원. 두 회사는 일단 이 세금을 내고 담배를 임시 창고에 대량으로 쌓아놨습니다.
그리고 인상 후에 내다 팔았습니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1591원을 더 냈어야 합니다.
이른바 '재고 챙기기'인데, 담뱃세 인상은 시행 넉 달 전 예고됐기 때문에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의 관리·감독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문제는 제조사뿐 아니라 유통부문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도·소매점이 시행 전 싸게 사들인 담배를 시행 후 팔았다면 그 차액은 국고로 환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관계 부처들은 근거조항을 마련해놓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유통부문에서 발생한 약 6천억원의 차익은 환수가 어렵게 됐습니다.
감사원은 위법 행위나 과실은 없었는지 등을 조사중입니다.
또 담뱃세 인상 차익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관계부처에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