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매주 목요일, 문화계 소식들 전해드리는 순서입니다.
주말에 볼만한 영화와 공연을 매주 소개해줄 문화부의 권근영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왔습니다. 어서오세요. 영화부터 보면, 개봉작 두 편을 비교해주신다고요?
[기자]
네, 대작들의 전투가 지나간 추석 직후 극장가엔 개성 있는 영화들이 나왔습니다.
이 중에 보잘것 없는 사람들이 영웅으로 변신하는 액션물 두 편이 눈에 띕니다.
정체불명에 바이러스가 퍼지며 일본 전역이 좀비들로 쑥대밭이 됩니다.
운 좋게 감염을 피한 히데오와 여고생 히로미는 바이러스에서 안전하다는 후지산으로 향하는데요.
그 중턱 쇼핑몰에서 또 다른 난관을 만납니다.
'아이 엠 히어로'는 일본에서 600만부 넘게 팔린 만화가 원작인데요.
인생에 낙오자였던 인물이 재난 속에서 영웅이 되는 과정이 좀비들에 활극과 함께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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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작은 한국 영화 '대결'입니다.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문에 용의자에게 크게 다치자 동생 풍호가 복수에 나섭니다.
현피, 즉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과 직접 만나 싸우는 걸 소재로 했는데요.
풍호의 별명은 1970년대 이소룡 영화에서 따온 '당산대형'입니다.
영화는 추억에 무술 영화들을 불러오며, 찌질한 주인공이 용기있게 현실에 맞서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앵커]
네, 두 영화 모두 재밌을 것 같은데, 이런 영화도 있어요.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육성이 담긴 영화가 있다고요?
[기자]
네, 신상옥·최은희 부부의 납치 사건을 다룬 영국 감독의 다큐멘터리 '연인과 독재잡'니다.
두 사람은 1978년 잇따라 납치된 뒤 북한에서 영화를 만들다가 8년 만에 탈출했습니다.
영화 속엔 김정일이 두 사람에 납치를 시인하는 육성이 들어 있습니다.
당시 최은희씨가 나중을 위해 몰래 녹음기를 숨겨 갔다고 하는데요.
한번 들어 보시죠.
[김정일/영화 '연인과 독재자' 중 : 자기 발로 자기 뜻대로, 뜻을 가지고 오는 방도가 없나. 신 감독을 유인하려면 뭐가 필요한가?]
[앵커]
영화 같은 일이 영화가 실제로 됐습니다. 네, 비교해볼 공연 두 편도 있다고요.
[기자]
네, 뮤지컬에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두 배우의 대결입니다.
'도리안 그레이'에 김준수가 이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위니 토드'에 조승우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도리안은 초상화 한 점을 선물 받습니다.
이후 불멸에 아름다움을 욕심내며, 자신에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꿨다가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됩니다.
김준수는 앞서 '드라큘라' '데스노트' 등에서 티켓 파워를 입증했는데요.
순수하고 아름다운 청년이 탐욕으로 일그러지고, 파멸해 가는 과정을 특유에 가창력으로 소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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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니 토드'는 이발사에 잔혹한 복수를 그린 스릴러물인데요.
관전 포인트는 파이 가게 주인 러빗 부인과 이발사 스위니 토드에 블랙 코미딥니다.
9년 전 국내 초연 땐 반응이 신통치 않았지만, 이번엔 조승우·옥주현 등 스타들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