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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냉담한 친박계…'친박=친반' 등식 깨지나?

입력 2016-09-21 18:45 수정 2016-09-2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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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추석 연휴 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년 1월 초에 귀국한다는 뜻을 밝혀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었죠. 친박계의 지원을 받아 대선 출마 시기를 앞당길 거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그 이후에 친박 주류들 사이에서 미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21일) 여당 발제에서 관련 내용을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누가 뭐래도 현재 권력의 핵심은 '친박'입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친박계의 위세는 대단했고, 지금도 대단합니다.

그렇다면 친박계는 '미래 권력'으로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을까. 정치권의 상식은 이런 겁니다.

'친박'에서 받침 하나를 돌리면, '친반'이 되죠? 다시 말해, '친박=친반', 그러니까 '친박근혜'는 '친반기문'이란 등식이 상식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등식의 근거는 적지 않습니다. 꼭 1년 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했을 때, 반 총장과 박 대통령은 7차례나 일정을 함께 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별도로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때부터 차기 대선을 놓고 '반기문-박근혜' 연대가 뜰 거란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친박계 의원들은 '반기문 대망론'을 이때부터 거론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홍문종 의원은 "반기문 대통령과 친박 총리는 가능한 얘기"라면서 '반기문 띄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5월 16일) : 반기문 총장을 모셔오는 것도 우리 새누리당이나 대한민국을 위해서 좋은 그런 선택이 아니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반기문 총장은 상수고요.]

추석 연휴 때 반 총장이 내년 1월 중순 이전에 귀국할 거란 소식이 전해졌죠? 그때만 해도 반 총장이 친박계 지원을 받아 대선 출마 선언을 앞당겨서 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런데 요 며칠 새 친박 주류들 사이에 미묘한 입장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면, '친박=친반'이란 등식이 깨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으실 겁니다. 차례차례 짚어드리겠습니다.

먼저 친박 실세인 윤상현 의원. 녹취록 파문 이후 잠잠했는데, 중앙일보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반기문=친박 지지라는 등식은 허상이다. 반 총장은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다음은 반기문 띄우기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홍문종 의원입니다. 홍 의원은 이렇게 말했네요.

"요즘 반기문 총장을 보면 걱정이 많다. 정치에선 문재인, 안철수는 프로, 반 총장은 아마추어 아니냐"

충청권 친박 의원인 김태흠 의원도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에서 리더십을 보여준 적이 없다"며 '검증론'을 제기했습니다.

친박계 의원들의 이런 냉소적인 반응은 다소 의외입니다. 그래서 왜 이런 변화가 생긴 건지 좀 자세히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생각해볼 수 있는 건 반기문 총장을 둘러싼 친박계 내부의 주도권 다툼입니다.

친박 주류들 사이엔 정진석 원내대표가 상의도 없이 "반 총장을 돕겠다"는 JP의 뜻을 직접 전한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반응이 많습니다.

친박계 내부에서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인 반기문 총장을 자기가 중심이 돼 끌고가려는 내부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또 하나는 고도의 정치 전략이란 분석입니다. 친박계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반기문 총장과 거리두기를 한다는 겁니다.

내년 1월 초 귀국을 밝힌 마당에 벌써부터 '반기문=친박후보'라는 꼬리표가 달리면,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이런저런 공격을 받아 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플랜B' 전략입니다. 최근 영남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신공항 문제에, 사드 배치, 지진까지… 각종 악재가 영남 지역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몇달간 여론조사를 보면 영남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50%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의 여론은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친박계 내부에서도 기존의 '경충연합', 그러니까 반기문 총장을 내세워 충청도를 잡고, 기존 텃밭인 경상도를 합쳐 대선에 승리한다는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 총장만 쳐다볼 게 아니라, 영남에서 탄탄한 지지를 받는 대안 후보도 생각해야 한다는 겁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여기를 보아도 저기를 보아도
이상한 일 인걸
이랬다 저랬다 울그락 불그락
정신이 없는 걸

제이래빗의 '원더풀 월드'란 노래입니다. 반기문 총장을 두고 친박계 입장이 이랬다 저랬다 바뀌고 있습니다. 내부 투쟁인지, 고도의 정치 전략인지는 두고봐야 할 일입니다만, 어느 쪽이든 정치 공학적인 계산에만 매달린다면, 민심은 점차 등을 돌리고 말 것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냉담한 친박계…'친박=친반' 등식 깨지나?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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