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화해·치유 재단'이, 아베 총리의 사죄 편지를 일본 측에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재단이 요청하는 방식을 놓고 굴욕적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게다가 이 편지가 소녀상 이전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습니다.
이정헌 특파원입니다.
[기자]
한국 측이 아베 총리의 편지를 일본에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습니다.
편지를 통해 총리의 사죄를 받겠다는 것인데, '일본 측은 답변을 보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화해 치유재단은 생존자와 유족에게 일본 출연금을 건넬 때 편지도 함께 전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사죄 편지) 보도는 알고 있지만 일일이 논평하는 것은 삼가고 싶습니다.]
문제는 법적 책임을 외면하는 가해국에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외교부는 재단이 진행한 일이라고 밝혔지만, 그동안 재단과 세부 문제를 협의해왔기 때문에 사전에 조율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말 한일 위안부 합의 때도 직접 사죄하지 않고 기시다 외상을 내세웠습니다.
사죄 편지가 위안부 문제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을 주장하는 일본에 면죄부를 주고,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의 빌미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